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박종윤(31)은 국내 타자들 가운데 낮은 공에 강하기로 유명하다.
투수들은 본능적으로 공을 낮게 던지게 돼 있다. 높게 제구 된 공은 장타로 이어지기 쉽고, 반대로 낮은 공은 좀처럼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 몸쪽에 바짝 붙어 낮게 제구된 공은 타자들이 코스를 알고도 치기 힘들다.
그렇지만 박종윤은 낮은 공을 특히 잘 친다. 마치 골프를 치듯 박종윤은 히팅포인트를 낮은 곳에 두고 어퍼스윙을 즐겨 한다. 지난 24일 사직 SK전에서 나온 박종윤의 대타 역전 결승타를 보면 박종윤의 타격 특징이 잘 나타난다. 당시 포수 조인성은 볼카운트 1-1에서 바깥쪽 직구를 요구했지만 투수 전유수는 몸쪽 낮은 146km 직구를 던졌다.

조인성의 미트는 거의 원바운드성 투구를 잡을 때처럼 그라운드에 붙어 나왔다. 일반적인 경우 타자는 이런 '확실한 볼'은 골라내기 마련, 그렇지만 박종윤은 이를 어퍼스윙으로 잡아당겨 우익선상 3루타로 만들었다.
다음날 경기장에서 만난 박종윤은 웃으며 "몸쪽 낮은 공, 나에게는 실투와도 같다"고 말한다. 박종윤은 "야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낮은 공에 강했다"며 "퍼올리는 스윙이 익숙하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박종윤을 상대하는 투수들도 그가 몸쪽 낮은공을 기형적으로 잘 친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래서 때로는 몸쪽 낮은 공을 유인구로 던지기도 한다. 거의 그라운드에 붙을 정도로 바운드가 되는 공을 던지면 박종윤의 방망이를 쉽게 나오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박종윤은 그러한 공도 안타로 만들어내기까지 한다.
물론 약점은 있다. 박종윤의 스윙은 알파벳 'U'자 모양으로 퍼져 나온다. 히팅포인트는 'U'자의 가장 아래 부분이다. 자연히 테이크백이 길 수밖에 없고 스윙궤도상 바깥쪽 높은 공에 약점을 보일 수밖에 없다. SK전 역전 2루타때도 조인성의 미트는 바깥쪽 높은 쪽을 향해 있었다.
때문에 올 시즌을 앞두고 박흥식 타격코치와 상의를 해서 스윙 전 동작을 간결하게 하는 방향으로 폼을 수정했다. 현재 낮은 공에 강한 장점은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이다. 시즌 성적은 타율 2할6푼1리 1홈런 10타점, 잔부상으로 빠진 경기도 있지만 팀 내 타점 2위를 기록 중이다. 시즌 목표인 15홈런 80타점을 향해 순항하고 있는 박종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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