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독수리'에닝요(32)가 K리그 전설을 만들어내며 '라이온킹' 이동국(34)과 팀을 패배서 구해냈다.
파비오 감독 대행이 지휘하는 전북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포항 스틸러스와 홈경기서 1-1로 비겼다. 전북은 5승 1무 3패(승점 14)를 기록했다. 포항은 6승 3무(승점 19)를 기록함과 동시에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17경기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하프타임에 권경원 대신 교체투입된 에닝요는 후반 26분 이동국의 골을 도와 통산 60골-60도움을 기록했다. 통산 80골 60도움을 기록한 에닝요는 신태용(87골 60도움) 전 성남 감독에 이어 K리그에서 2번째로 60-60클럽에 가입했다. 에닝요는 역대 최소경기인 207경기 만에 60-60을 작성했다.

전북은 무릎 부상을 당한 전광환을 출전선수명단서 제외시켰고, 에닝요도 무릎이 좋지 않아 벤치서 경기를 시작하게 했다. 대신 이규로와 박희도가 출전해 전광환과 에닝요의 공백을 메웠다. 또한 신인 권경원은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정혁을 대신해 중원에서 김정우와 호흡을 맞췄다. 포항은 대부분의 베스트 11을 가동했다. 신광훈이 경고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김대호가 출전해 박희철과 함께 좌우 측면 수비를 책임졌다.
초반 경기의 흐름은 전북에 있었다. 전북은 좌우 측면을 이용해 공격을 펼치며 포항의 수비진을 흔들었다. 전반 7분에는 박스 오른쪽에서 공을 잡은 이승기가 크로스로 이동국의 헤딩슛을 이끌어냈고, 1분 뒤에는 이승기가 프리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킥으로 포항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하지만 선제골은 포항의 몫이었다. 전반 11분 포항은 왼쪽 측면에서 김대호가 올린 크로스를 먼 포스트에 있던 고무열이 헤딩으로 연결해 전북의 골망을 흔들었다. 고무열은 전북 수비수들이 자신을 놓치자 여유있게 헤딩으로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전북은 골을 허용했지만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았다. 오히려 더 점유율을 높이며 동점골을 노렸다. 좌우 측면은 물론 중앙을 이용한 침투 패스로 포항 수비진을 휘저었다. 그러나 바라는 골은 나오지 않았다. 전북은 전반 17분 이승기가 아크 정면에서 왼발 슈팅, 23분에는 임유환이 페널티 지점에서 왼발 슈팅을 시도하며 포항을 위협했지만, 골키퍼 신화용의 선방과 수비수 김광석의 몸을 날리는 플레이에 막혀 득점이 무산됐다.
계속된 공격에도 골이 터지지 않자 전북은 하프타임에 권경원을 빼고 에닝요를 투입했다. 전북은 새롭게 들어간 에닝요는 왼쪽 측면에 배치됐고, 기존에 있던 레오나르도는 오른쪽 측면으로, 박희도는 공격형 미드필더로, 이승기는 권경원의 자리로 이동했다. 후반 12분에는 레오나르도 대신 케빈을 넣었다. 좀 더 공격적으로 경기를 운영하겠다는 전북의 생각이었다.
전북의 의도는 결과로 나타났다. 후반 26분 바라던 동점골이 터진 것. 전북은 오른쪽 측면을 침투한 에닝요가 올린 크로스를 페널티 지점에 있던 이동국이 받아 한 번 접고 왼발 슈팅으로 연결, 포항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전까지 포항의 골문을 탄탄히 지키고 있던 골키퍼 신화용은 고개를 숙였다.
이동국에게 동점골을 허용한 포항은 대대적인 선수교체로 분위기를 바꿔보려 했다. 후반 25분 조찬호 대신 신진호를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후반 31분 고무열 대신 배천석, 후반 43분 황진성 대신 문창진을 넣었다.
전북도 물러서지 않고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쳤다. 하지만 양 팀이 바라는 골은 나오지 않았다.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계속될 뿐이었다. 결국 경기는 그대로 종료되며 양 팀 모두 승점 3점을 가져가지 못했다.
■ 27일 전적
▲ 전주 월드컵경기장
전북 현대 1 (0-1 1-0) 1 포항 스틸러스
△ 득점 = 후 26 이동국(전북) 전11 고무열(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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