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이 된다면 다시 (2루수로) 기용할 수 있다."
롯데 김시진(55) 감독은 문규현(30)에 대한 믿음을 놓지 않았다. 롯데는 26일 잠실 LG전에서 속쓰린 역전패를 당했다. 4-2로 앞서던 9회말 2사 후 연속안타를 두들겨 맞아 4-5로 졌다.
이 과정에서 문규현의 플레이는 아쉬움을 남겼다. 8회 2사 후 장성호의 대주자로 경기에 투입된 문규현은 이동현에 견제사를 당해 허무하게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어 9회 수비에서는 2루로 자리를 옮겼는데 2사 1,2루 오지환의 빠른 땅볼타구를 백핸드로 처리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땅볼 하나로 LG는 한 점을 추격했고, 결국 롯데는 이진영에 역전 끝내기 2루타를 맞고 침몰했다.

전문 2루수가 아닌 문규현이기에 쉽지만은 않은 타구였다. 27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김 감독은 "타구가 빠르긴 했어도 '잡았다' 싶더라. 그런데 문규현이 처리를 못 하더라. 불규칙 바운드는 아니었다"며 "백핸드가 아니라 가슴으로 막았으면 좋았겠지. 그렇지만 어디 감독 욕심대로 야구가 다 되겠냐"고 허탈하게 웃었다.
올 시즌 문규현은 유격수와 2루수를 겸업하고 있다. 박기혁이 복귀하면서 선택한 고육책이다. 시범경기 때부터 문규현은 2루에서 박기혁과 키스톤 콤비를 이뤄 호흡을 맞췄지만 곧바로 적응하기는 쉽지 않다. 입단 당시 문규현의 포지션은 3루수, 전날과 같은 백핸드 캐치 시도는 3루수와 유격수로 나왔을 때의 수비 습관이 나타난 것이다.
그래도 김 감독은 문규현을 계속 2루 백업요원으로 쓸 것이냐는 질문에 "상황이 된다면 다시 기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롯데는 27일 경기를 앞두고 5경기 출장정지 징계가 풀린 우완 진명호를 1군 엔트리에서 빼고 언더핸드 이재곤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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