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22, 아우크스부르크)의 상승세가 매섭다.
지동원이 환상적인 발리 슈팅으로 시즌 4호골을 터트리며 옆구리 부상에서 회복 중인 구자철(24)을 대신해 아우크스부르크의 새로운 잔류전도사로 떠올랐다.
지동원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새벽 임풀스 아레나에서 끝난 2012-2013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31라운드 슈투트가르트와 홈경기서 후반 40분 쐐기골을 터트리며 3-0 승리를 이끌었다.

승점 3점이 절실했다. 강등권 탈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는 승강 플레이오프 자격이 주어지는 16위에 머물러 있었다. 남은 3경기 중 최하위 그로이터 퓌르트전을 제외하고는 바이에른 뮌헨(1위), 프라이부르크(5위) 등 부담스러운 일정을 남겨두고 있었다.
지동원의 역할이 더없이 중요했다. '주포' 사샤 묄더스는 지난 2월 23일 호펜하임전 이후 침묵하고 있었다. 설상가상 지난 시즌 겨울 이적 시장 이적 후 15경기서 5골 1도움을 기록, '잔류전도사'를 자처했던 구자철도 옆구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한 터였다.
어깨가 무거웠다. 20대 초반의 어린 지동원에게는 그 짐이 꽤나 무거워 보였다. 하지만 걱정은 기우였다. 보란듯이 최근 상승세를 이어갔다. 지동원은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묄더스의 후방에 위치해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후반 초반까지 수 차례 날카로운 패스로 동료들에게 골 찬스를 만들어 주더니 여의치 않자 후반 중반부터는 직접 해결사로 나섰다. 몇 차례 영점 조준을 마친 지동원은 2-0으로 앞선 후반 막판 환상적인 오른발 발리 슈팅으로 시즌 4호골을 작렬,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이날 승리로 승점 30점 고지에 올라섰다. 뒤셀도르프는 승점 30점으로 아우크스부르크와 같지만 골득실에 앞서 잔류 마지노선인 15위에 올라 있다. 고대하던 잔류가 가시권에 들어왔다. 내달 5일 프라이부르크전을 기점으로 뮌헨(11일), 그로이터 퓌르트(18일)전서 얼마든지 뒤집기가 가능해졌다.
지동원은 지난 15일 프랑크푸르트전서도 홀로 2골을 터트리며 귀중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까지 총 4골을 터트렸는데 골맛을 본 3경기에서 소속팀에 모두 승점 3점을 안겼다. '잔류전도사' 구자철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지동원이 완벽히 메우고 있는 가운데 향후 활약에 기대되는 대목이다.
더욱 고무적인 것은 영향력이 비단 골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동원은 골, 도움, 연계 플레이 등 지난 시즌부터 만능 활약을 펼쳤던 구자철의 역할을 그대로 이행하고 있다. 이날도 양 팀 통틀어 그라운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는 단연 지동원이었다. 기량이 만개한 지동원과 이제 곧 돌아올 '에이스' 구자철, 그리고 강등 사투를 벌이고 있는 아우크스부르크의 미래가 장밋빛으로 물들어가고 있는 이유다.
한편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 16분 묄더스가 코너킥 크로스를 헤딩 선제골로 연결하며 2달 넘게 이어왔던 골가뭄에서 헤어나왔다. 주포가 살아나며 또 다른 긍정적 신호를 남긴 셈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후반 37분 마르셀 데 용의 환상적인 왼발 칩슛과 3분 뒤 지동원의 쐐기골을 더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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