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현대가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공격과 수비의 밝은 미래를 볼 수 있었다.
파비오 감독 대행이 지휘하는 전북은 지난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9라운드 포항과 홈경기서 1-1로 비겼다. 전북은 5승 1무 3패(승점 14)를 기록했다. 순위는 끌어 올리지 못하고 5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당초 선두 포항을 잡고 추격에 나서겠다던 전북으로서는 아쉬운 결과였다. 파비오 대행은 "무승부가 아쉽다"고 했고, 에닝요는 "무승부라고 보기에는 아쉬운 경기였다. 승점 3점을 땄어야 하는 경기였다. 결과가 내용보다 아쉽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분명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경기였다. 그러나 소득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승점 1점 이상의 소득을 전북은 포항전에서 엿볼 수 있었다. 바로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긍정적인 면을 발견한 것. 향후 시즌을 운영하는데 있어 전북의 전력을 끌어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될 요소들이었다.

▲ 공격
전북은 '닥공(닥치고 공격)'의 캐치 프레이즈를 내세우고 공격적으로 전술을 운영한다. 이기고 있을 때는 더욱 강하게 나서고, 지고 있을 때는 동점이 아닌 역전을 노리는 것이 전북의 모습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 전북은 그런 모습을 엿보기 힘들었다. 케빈과 박희도, 송제헌 등을 영입하며 공격진을 더욱 강화한 전북이라고 보기에는 애매했다. 이에 대해 파비오 대행은 "적응이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선수들이 팀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수비적으로 운영하는 팀을 상대하는 것이 낯선 선수들은 시간이 약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파비오 대행의 설명대로였다. 정규리그 8경기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5경기를 소화한 전북은 포항전에서 적응된 모습을 보이며 우위를 잡았다. 리그 최소실점 1위를 자랑하는 포항을 상대로 경기 내내 주도권을 가진 채 수비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비록 경기가 1-1로 끝나 승리를 놓쳤지만, 결과보다는 밝은 미래를 엿봤다는 것이 중요했다. 전북으로서는 포항전에서 선보인 공격에서의 감을 잃지 않는다면 전성기의 닥공을 펼치는 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 수비
전북은 포항전까지 9경기 동안 12실점을 했다. 리그 최소실점 10위다. 리그 우승을 다투는 팀답지 않은 실점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포항의 실점(6점)보다 두 배나 많은 수치다. 당초 닥수(닥치고 수비)의 모습을 보이겠다던 파비오 대행이 "닥수를 하겠다고 말했던 때로 돌아가면 말을 하지 않을 것이다"며 꼬리를 내릴 정도다. 수비의 불안정은 전북이 아직도 중상위권에 머물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포항전에도 흔들림은 여전했다. 전북은 전반 11분 만에 고무열에게 헤딩골을 허용했다. 크로스가 올라오는 상황에서 수비수들은 고무열이 자유롭게 헤딩을 할 수 있도록 놓치고 말았다. 위협적인 크로스가 아니었던 만큼 치명적인 실수였다. 파비오 대행은 "초반에 골을 허용한 것이 무승부다. 매 경기 초반에 집중하라고 주문을 했는데 골을 내주고 말았다"고 아쉬워 했다. 하지만 이후 전북 수비진은 안정을 찾았다. 리그 최다득점 1위를 자랑하는 포항의 공격을 모두 차단한 뒤 빠른 공격 전개를 펼치게 만들었다. 포항은 이렇다 할 모습을 만들지 못했다. 이날 전북의 경기 주도의 바탕력은 안정된 수비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전북은 다음주에 두 차례의 중요한 대결을 앞두고 있다. 1일에는 AFC 챔피언스리그 16강행이 결정되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원정이 있고, 5일에는 FC 서울과 홈경기가 있다. 전북에는 모두 어려운 상대다. 하지만 난적인 만큼 상대를 넘어선다면, 거기서 얻을 수 있는 무형적인 소득은 다른 경기의 배 이상일 것이다. 전북으로서는 포항전에서 선보인 긍정적인 면을 계속 보이는데 중점을 두고 경기를 운영한다면, 좋은 결과를 거머쥘 수 있을 것이다.
sportsh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