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무도'의 수명은? 8년,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4.28 09: 29

'무도'의 수명은 과연 얼마나 더 길어질까.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이 '무한상사 뮤지컬' 편으로 8주년을 기념했다. 프로그램의 정기적인 아이템으로 등장했던 '무한상사'가 8주년을 맞았다는 설정 하에 멤버들의 깨알 에피소드를 엮고 급기야 정과장(정준하 분)의 정리 해고 상황을 그려내며 가치를 더했다. 상황극으로 단순히 웃음을 노리는 데 만족하지 않고 직장인들의 현실과 애환을 담아내 '웃픈' 특집이 완성됐다. 무능력한 만년 과장 정과장이 쓸쓸히 회사 밖으로 걸어 나가는 뒷모습은 짜릿한 웃음 뒤 반전의 눈물을 불러일으켰다. 방송 후 각종 SNS에는 이날 '무한상사 뮤지컬'을 향한 네티즌의 뜨거운 성원이 줄을 잇고 있다.
'무도'는 지난 23일 방송 8주년을 맞았다. 현존하는 최장수 리얼 버라이어티다. 지난 2005년 4월 23일 '자유선언 토요일' 속 한 코너 '무모한 도전'으로 전파를 타기 시작한 지 어느덧 8년이 됐다. 자주 비교 대상이 되는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비교해도 더 긴 수명을 자랑한다. 단순히 나이만 먹은 게 아니라 8년 동안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물론 수명은 인기와도 비례한다. 시청자들의 호응이 없었다면 오늘의 8주년은 불가능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8년이나 지나도록 아이템의 샘물이 마르지 않는다는 데 있다. 연출자인 김태호 PD를 비롯해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길 등 멤버들 역시 꾸준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에서 매주 새로운 아이템이 등장하고 묵었던 아이템도 자꾸 진화한다. 이날 방송된 '무한상사' 편만 해도 이미 여러 번 등장했던 상황극으로 그칠 뻔했지만 8주년이란 타이틀 하에 뮤지컬 형식을 차용하면서 재탄생했다. 멤버들은 이전의 '무한상사' 편과는 달리 상황 연기 도중 기성곡들을 개사해 노래를 부르면서 또 다른 도전을 보여줬다. 아이유-임슬옹의 '잔소리'가 상사들의 '잔소리송'으로 부활했고 영화 '레미제라블'에 수록된 '원 데이 모어(One day more)'가 정리해고의 설움을 담은 합창곡으로 태어났다. 묵은 아이템이 신상으로 탈바꿈한 순간이다. 이는 연출자와 작가진의 역량에서 기인한다.
또한 멤버들의 저력도 혀를 내두를 만하다. '국민MC' 유재석을 리더로 한 일곱 명의 멤버들은 각자 원초적인 캐릭터를 구축해놓은 상황에서도 순간순간 변이하는 느낌이다. 늘 한결 같은 모습으로 보이다가도 의외의 미션이나 예기치 못한 리얼 상황에 놓이면 여전히 또 다른 모습이 발견된다. 그 속에는 각각 멤버들의 리얼 버라이어티 적응기와 예능인으로서의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나타난다. 합류 초기만 해도 별 볼 일 없던 정형돈이 물오른 예능감을 터뜨리고 가장 뒤늦게 고정이 된 길이 몰랐던 예능감을 발견하는 식이다. 유재석, 박명수 등 베테랑들의 버팀목 역할과 다른 멤버들 개개인의 잠재력 추출이 빚어낸 환상의 호흡이다.
때로는 몸개그로, 때로는 상황극으로, 때로는 찰진 입담까지, 다양한 변주를 통해 시청자들을 만나고 있는 '무도', 과연 이들의 수명은 대체 얼마나 갈까. 아이템은 여전히 촉촉이 솟고 멤버들의 역량도 무한 가동 중이다. 무한상사는 다시 8년 뒤에도 힘차게 굴러가고 있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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