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을 소재로 하는 오피스물이 공감의 정서를 입고 훨훨 날고 있다. 동시간대 시청률 1위 기록은 물론, 방송을 마친 이후 온라인상에서의 대대적인 화제 등 시청자와의 교감에 성공하는 모양새다.
MBC 대표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지난 27일 8주년 특집 방송을 일곱 멤버들의 험난한 직장 생활기를 담은 무한상사 편으로 마련했다. 정리해고 위협에 시달리는 무한상사 직원들이 어떻게든 직급을 유지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는 모습을 그린 가운데, 이 과정이 눈물나는 웃음인 이른바 ‘웃픈’ 정서를 자아내 눈길을 끌었다. 10년여 시간을 바친 직장생활에서 결국 정리해고 당하는 정과장(정준하 분)의 모습과, 자신의 자리보전에 가슴을 쓸어내리면서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나머지 직원들의 심정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직장인 시청자들의 마음을 두드렸다는 평을 이끌어냈다.
이 같은 호평에 힘입어 이날 ‘무한상사’ 편은 시청률 12.0%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켰다. 무엇보다 이날 ‘무한상사’는 ‘무한도전’이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겪은 수많은 위기와 이 과정에서 여타 프로그램들이 겪은 폐지의 칼바람을 연상케 하며, 8주년 특집 방송을 공감의 정서로 시청자와 함께 했다는 점에서 의미 깊다.

드라마 중에서도 오피스물로 직장인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작품이 있다. KBS 2TV 월화극 ‘직장의 신’은 미스김(김혜수 분)을 중심으로 직장 풍경을 신랄하게 묘사하며 직장인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긴다. 특히 사내 계약직과 정규직 사이의 보이지 않는 차별과 갈등이 적나라하게 그려지는 것과 동시에, 직장인들이 한 번쯤 꿈꿔봤을 때 언제 어디서나 당당한 미스김의 파격 행보 등이 연이어지며 매회 방송 이후 온라인상을 떠들썩하게 한다.
이 같은 행보는 ‘직장의 신’이 팽팽한 월화극 대전에서 1위 MBC ‘구가의 서’와 엎치락뒤치락 시청률 경쟁을 벌이게 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 ‘직장의 신’은 지난 23일 방송이 시청률 14.6%를 기록하며 ‘구가의 서’를 1.2% 포인트 격차로 맹추격했다.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 할 것 없이 지상파 방송에 오피스물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케이블 영역에서도 이 같은 대열에 동참한 방송이 있다. MBC 에브리원 ‘나인 투 식스(9 to 6)’가 그 주인공으로, 첫 방송부터 이른바 대박을 터뜨렸다. 1%를 넘으면 성공했다고 평가 받는 케이블 방송 환경에서 ‘나인 투 식스’는 첫 방송 시청률이 1.08%(드라마넷, 에브리원 합산)를 기록했기 때문.
‘나인 투 식스’는 여섯 명의 연예인들이 건축자재기업 KCC에 입사해 직장인들과 똑같이 생활하는 모습을 담는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입사과정과 팀 발령, 승진과 회식 등을 콩트와 결합해 그리며 구성원들이 겪는 애환과 고충을 실감나게 담아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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