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판 일정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승회한테 참 미안하다."
롯데 정민태(43) 투수코치가 팀 우완투수 김승회(32)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승회는 올 시즌 불펜으로만 7경기에 나와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하고 있다. 다만 최근 두 번 등판에서는 부진했다. 16일 사직 넥센전은 시즌 첫 블론세이브와 함께 ⅔이닝 3실점(1자책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21일 대구 삼성전도 1⅔이닝 2실점(1자책점)을 했다.

작년 김승회는 선발로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준수한 성적을 올렸다. 구속은 조금 줄었지만 안정된 제구를 바탕으로 평균 6이닝 이상 던져주며 두산 선발진에서 활약했다. 롯데 이적 후 당초 5선발 요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선발로 예고됐던 두 경기가 비로 연기되면서 계속 불펜으로만 등판했다.
사실 김승회는 5선발 요원이다. 하지만 하필이면 등판이 예정된 날마다 비가 와서 경기가 뒤로 밀렸다. 게다가 롯데는 4월에 3일 휴식까지 취해 선발 로테이션을 여유있게 돌렸다. 그러면서 김승회는 한 번도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2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정 코치는 "나도 투수인데 승회가 컨디션 조절이 힘들겠다는 생각을 한다. 등판 일정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하지만 승회한테 참 미안하다"고 말했다.
선발 등판이 밀렸다고 김승회를 불펜으로 안 던지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선수는 무엇보다 그라운드에서 뛸 때 가장 빛난다. 김승회의 불펜 기용에 대해서 정 코치는 "결국 나중에 남는 건 등판 기록이다. 만약에 승회가 선발로 나갈 일정이 취소됐다고 안 내보내면 올해 끝나고 구단과의 연봉협상에 무엇을 내밀 것인가. 그래서 불펜으로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직 김승회는 5선발이다. 비로 인한 경기 연기가 잦고 3일 휴식까지 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5선발의 역할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 28일 LG전 첫 선발등판은 김승회에게 소중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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