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박히는 투수전이었다.
28일 삼성과 KIA의 광주경기는 승패를 떠나 베테랑과 루키의 숨막히는 투수전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삼성의 14년차 노장 배영수가 6⅓ 8피안타 1실점 호투를 펼쳤다. KIA 2년차 신인 임준섭 역시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패기투로 맞불을 놓고 최근의 부진을 씻어냈다.
배영수는 1패후 3연승을 달렸지만 내용이 좋지 못했다. 3월 30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 8실점으로 부진했다. 4월 7일 NC를 상대로 7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낚았지만 13일 넥센전(5이닝 4실점), 21일 롯데전(5이닝 4실점)에서 쾌투를 펼치지 못했다.

때문에 이번 KIA전에 등판하는 각오는 남다랐다. 그런 마음이 고스란히 구위에 실려나왔다. 1회부터 위력적인 볼을 뿌렸고 최고 149km짜리 직구에 힘이 넘쳐났다. 구속이 빨라지면서 130km대 중반의 변화구도 효과가 커졌다.
3회 첫 고비가 찾아왔다 . 차일목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내주었다. 2사까지는 잘 막았지만 신종길에게 좌중간 적시타를 허용했다. 그래도 추가실점 위기를 넘겼고 4회 무사 1루에서도 최희섭을 병살로 유도했고. 6회 1사 1,3루에서도 후속타자들을 솎아내는 노련함을 뽐냈다. 7회1사후 홍재호에게 안타를 내주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올들어 가장 뛰어난 투구내용이었다.
임준섭은 개막과 함께 공백중인 에이스 윤석민의 대역 선발투수로 발탁을 받았다. 프로 첫 무대였던 4월 3일 대전 한화전에서는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볼을 놓는 타점이 높아 평균 직구 구속이 130km대 중반이지만 움직임이 좋다. 우타자 몸쪽으로 파고드는 역회전성 직구여서 내야땅볼을 많이 유도한다.
데뷔전 승리를 계기로 선발진의 한 자리를 꿰차는 듯 햇으나 이후 3경기에서 5⅔이닝 동안 무려 11실점을 했다. 제구가 되지 않으면서 난타당했다. 5경기(선발 3경기)에서 1승을 따냈지만 방어율은 7.43. 이날 시즌 4번째로 선발등판했다. 더욱이 상대는 14년차 베테랑 배영수.
1회 흔들렸다. 선두 배영섭을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그러나 배영섭이 2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2사후 이승엽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최형우를 볼넷으로 내보내 다시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진갑용을 3루땅볼로 유도했다. 몸쪽으로 파고드는 역회전볼 직구였다.
이후 갑자기 볼이 달라졌다. 진갑용을 시작으로 5회 2사까지 12명 연속 퍼펙트로 막은 것이다. 5회 2사후 이지영에게 우익수 앞에 떨어지는 안타를 맞았다. 이때까지 13명의 타자 가운데 내야를 넘어간 타구는 2개 뿐이였다. 11개가 내야땅볼이었다. 그만큼 역회전성 직구의 위력이 좋았다.
6회도 볼넷 1개만 내주고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임준섭은 7회까지도 마운드에 올랐다. 개인최다 이닝 투구였다.첫 타자 진갑용을 3루땅볼로 유도했지만 박한이와 김태완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두 번째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이지영과 김상수를 범타로 요리하고 경기를 마쳤다. 8회 KIA 불펜이 역전을 허용해 승리는 날아갔다. 그러나 베테랑과 루키가 만들어낸 명품 승부는 분명했다.
sunny@osen.co.kr
광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