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시간 혈투' SK-한화, 결국 5-5 무승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4.28 19: 08

SK와 한화가 팀이 가진 자원을 모두 짜내며 올 시즌 최장시간 혈전을 벌였으나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SK와 한화는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시즌 세 번째 맞대결에서 연장 12회 접전 끝에 5-5로 비겼다. 한화가 9회 마지막 수비 전까지 5-4로 앞서고 있었으나 SK는 9회 공격에서 이명기의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양 팀은 연장 12회까지 몇 차례 기회를 주고 받았으나 1점도 나지 않으며 결국 무승부로 경기의 마침표를 찍었다.
4회까지는 물고 물리는 접전의 연속이었다. 양 팀 선발 투수들인 유창식(한화, 1⅓이닝)과 여건욱(SK, 2⅓이닝)이 나란히 조기 강판될 정도였다. 선취점은 한화가 냈다. 1회 볼넷 2개로 2사 1,2루 기회를 잡은 한화는 최진행 김경언의 연속 적시타에 힘입어 2점을 앞서 나갔다.

SK의 반격은 곧바로 시작됐다. 2회 한화 선발 유창식의 제구난을 틈타 2사 만루의 기회를 얻은 SK는 최정이 한화 두 번째 투수 김혁민의 직구를 밀어 우월 만루 홈런을 터뜨리며 단숨에 전세를 뒤집었다. 김혁민의 바깥쪽 직구가 비교적 잘 제구됐으나 이틀 전 개인 통산 첫 만루홈런을 터뜨린 최정의 방망이는 그 감을 잊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한화도 차근차근 추격전을 전개했다. 김혁민이 SK 타선을 틀어막는 동안 3회와 4회에 각각 1점씩을 내며 동점을 만들었다. 3회 선두 한상훈의 2루타와 볼넷 2개로 2사 만루 기회를 잡은 한화는 정현석의 밀어내기 사구로 1점을 따라붙었다. 4회에는 추승우 한상훈의 2루타 2개를 묶어 기어이 동점을 만들었다.
4-4로 맞선 상황에서 한화는 김혁민이 계속 마운드를 지켰고 다음 주중 일정이 없는 SK는 불펜 요원들을 차례로 올렸다. 7회에는 불펜 피칭을 실전에서 하겠다고 자청한 선발 요원 조조 레이예스까지 마운드에 올랐다. 한화도 만만치 않았다. 8회 선두 한동민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자 마무리 송창식 카드를 조기에 꺼내 들어 위기를 막았다.
이에 맞서 레이예스도 당초 예상됐던 2이닝을 넘겨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한화 중심타선의 힘이 레이예스를 이겨냈다. 1사 후 김태균이 볼넷을 골라 나갔고 올 시즌 들어 부진을 면치 못하던 최진행이 우중간 펜스까지 날아가는 2루타를 날리며 승부를 결정짓는 듯 했다.
하지만 반전은 남아 있었다. 한화의 어설픈 수비가 발단이 됐다. 1사 후 정근우의 좌전안타성 타구를 좌익수 추승우가 다이빙캐치를 시도하다 뒤로 빠져 3루타를 내줬다. 이후 이명기의 우익수 방면 타구도 김경언이 뒤로 흘리며 동점을 허용했다.
이어진 2사 만루에서 득점에 실패하며 경기가 연장으로 흘러간 가운데 SK는 10회 2사 1,2루의 기회도 무산시키며 어려운 승부를 이어갔다. 그러나 한화도 사정은 비슷했다. 11회 2사 만루, 12회 2사 1,2루의 득점권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더 이상 득점에 실패했다. 결국 SK의 12회 마지막 공격에서도 득점은 나지 않았고 경기는 무승부로 끝을 맺었다. 두 팀 모두 올 시즌 첫 무승부 경기다. 5시간 9분이 걸린 이날 대결은 지난 12일 잠실 롯데-두산전(5시간 5분)을 뛰어 넘는 올 시즌 최장시간 경기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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