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절했고, 마지막이라 생각했다".
한국 펜싱 플뢰레 남녀 대표팀이 전희숙(29, 서울시청, 21위)의 여자 플뢰레 개인전 동메달로 2013 SK 텔레콤 국제그랑프리펜싱선수권대회를 마감했다.
전희숙은 28일 오후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펜싱장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여자 플뢰레 개인전 4강전서 세계 3위 아스트리드 구얏트(프랑스)에게 11-15로 분패했다. 공동 3위를 기록한 전희숙은 한국 남녀 대표팀 중 유일하게 메달을 획득하며 개최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시상대 위에서 당당히 동메달을 목에 건 전희숙은 기자들과 인터뷰서 "경기에 나오기 전 발목 부상을 입어 좋은 성적을 기대하지 않았다"면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올해 메달이 없었고, 국내에서 개최돼 간절했는데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더 기분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희숙은 비록 4강전서 여자 플뢰레의 떠오르는 별 구얏트의 벽을 넘지는 못했으나 8강전서 자신보다 13계단이나 높은 세계 9위 라리사 코로베니코바(러시아)에게 15-13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일궜다.
어깨가 무거웠다. 런던올림픽 단체전 동메달로 주변의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주역들 중 간판 남현희는 출산 준비, 오하나는 부상으로 불참했다. 정길옥은 16강전서 분루를 삼켰다. 여기에 국내 대회라 부담은 두 배로 다가왔다.
호성적의 비결이 있었다. 이를 악물었다. 올해 3개 대회에 참가했지만 17위 19위 19위에 그쳤다. 운동량을 배로 늘렸다. 1타임에 2간씩 훈련하던 것을 1시간 늘렸고, 야간 운동도 늘렸다. 힘은 자신이 있었기에 기술 연마에 매진하며 세밀한 부분을 가다듬었다. 고질적인 허리 부상도 지난해 12월 수술대에 올라 시름을 덜어냈다.
결혼 적령기인 전희숙이지만 지금은 오직 펜싱만 생각하고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출전 여부를 묻자 "펜싱은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노련미가 생긴다. 결혼을 아직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에둘러 답하며 런던에서 못다 이뤘던 개인전 메달 획득의 꿈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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