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에 도전하고 싶다".
이천수(32, 인천)가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 수 있을까. 적어도 선수 본인은 기회가 주어진다면 놓치고 싶지 않다는 뜻을 강하게 드러냈다. 지난 28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9라운드 울산 현대와 경기에 선발 출장해 시즌 2호 도움을 기록한 이천수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국가대표에 이름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솔직한 속내를 내비쳤다.
김봉길 인천 감독은 이날 예고했던 대로 이천수를 선발로 기용했다. 지난 전북전 시즌 첫 도움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탄 이천수는 이날 선발로 나서 친정팀을 상대로 골문을 노렸다. 비록 시즌 첫 골을 넣는데는 실패했지만 후반 22분 터진 찌아고의 골에 '택배 크로스'로 도움을 기록하며 2-2 무승부의 발판을 놓았다.

지난 전북전 이후 2경기 연속 도움이다. 김 감독이 "이천수가 오늘 한 골 넣을 것 같다"고 한 말은 충분히 근거가 있는 말이었다. 여전히 100%의 상태는 아니지만 경기에 나서면서 이천수의 상태는 점점 더 올라오는 중이다.
이천수의 활약이 화제가 되자 A대표팀 합류설도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8일 한 매체를 통해 "최강희 감독이 이천수를 지켜보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비록 복귀하고 난 후 많은 경기를 치른 것이 아니라 큰 의미는 없다고 해도 실낱같은 가능성 하나가 이천수에게는 곧 희망이다.
이날 경기 후 이천수에게 이 점에 대해 질문하자 이천수는 망설임 없이 "어느 선수나 달고 싶은 것이 태극마크다. 이천수라는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가 태극마크 아닌가. 잊을 수 없는 기억"이라며 그리움을 드러냈다. 또한 "(국가대표 자리에)정해져있는 선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열심히 해서 이겨내고 올라갈 수 있는 선수가 많아야 (대표팀의)경쟁력이 올라간다고 생각한다. 나도 그 중 한 선수가 되고 싶다. 열심히 100%로 몸을 만들어서 경쟁력있게 국가대표에 도전하고 싶다"며 태극마크에 대한 욕심을 보였다.
한편 컨디션 문제에 대해서는 "나이가 옛날같지 않다는 걸 느낀다. 조금씩 잔부상이 있는데 경기하고 잘 쉬다보면 100% 몸이 올라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차분하게 답했다. "아직 좀 더 시간이 지나야한다. 나는 다른 선수들보다 땀을 덜 흘렸다. 전지훈련도 못갔는데 그런 시간이 중요한 것 같다. 좀 더 땀을 더 흘리다보면 충분히 올라오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한 이천수는 "빨리 100%의 몸을 만들어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리그에 임하는 각오를 덧붙였다.
100%의 컨디션으로 돌아온 이천수가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고 뛸 수 있을까. 아직은 희박한 1%의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돌아온 '풍운아' 이천수에게는 그마저도 희망가다. 그가 리그에서 충분히 제 몫을 다해준다면, 또 한 번 태극전사로 뛰는 이천수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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