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에게 깨달음 준 고메스, 그리고 레반도프스키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3.04.29 06: 59

김신욱(25, 울산)은 최근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 시즌 초반과는 달리 좀처럼 골이 터지지 않으면서 스트라이커로서 괴로운 시간에 맞닥뜨려야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천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거신병'의 부활을 알렸다.
울산은 28일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9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경기서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비록 경기 내용은 무승부였지만 울산으로서는 최근 홈 2경기 연속 무득점에 그친 아쉬움을 털어내는 한 판이었다. 득점포가 잠잠했던 김신욱이 침묵을 깨고 멀티골을 터뜨렸다는 점에 있어서도 수확은 있었다.
김신욱 본인도 "내게 큰 의미가 있는 경기다. 성남전 때 지고 부산전, 대전전 치르면서 내 플레이에 대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해서 한동안 핸드폰도 잘 안봤다. 집중견제에 대해 어떻게 해답을 찾아야할지 부담감이 있었다. 비록 오늘 팀은 비겼지만 해답을 찾는 실마리가 되서 어느 정도 만족하고 있다"고 경기에 대한 소감을 전했을 정도다. 이근호가 군대에 가면서 울산의 '빅 앤 스몰'이 해체됐기에 홀로 남겨진 김신욱이 느끼는 부담은 더 컸을 터였다.

'김신욱만 막으면 된다'는 대(對) 울산전 파해법에 김신욱은 좀처럼 살아나지 못했다. 고민이 길어지던 가운데, 김신욱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보다가 해법을 찾아냈다. 마리오 고메스,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를 보면서 상대의 강한 압박수비를 어떻게 벗겨내는지 깨달은 것이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수들이 얼마나 강하고 영리한지 모두 알고 있지 않나. 그런데 고메스나 레반도프스키는 그런 선수들을 두려워하지 않고, 또 의식하지 않았다"고 말문을 연 김신욱은 "공이 어디로 떨어질지, 자기가 가야하는 움직임을 알더라. 강한 수비수 앞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언제나 슛을 만들 수 있는 동작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수비수들의 집중견제에 시달리며 항상 그 부분에 신경을 써야했던 답답함이 순간 명쾌하게 해결된 셈이다. 김신욱은 "수비수들의 괴롭힘에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햇다. 오직 내가 해야할 축구만 생각했기에 (이번 경기서도)기회를 살릴 수 있지 않았나 싶다"며 오랜만에 밝은 미소를 보였다.
고메스와 레반도프스키를 보며 얻은 김신욱의 깨달음이 리그에서 얼마나 빛을 발할 수 있을까. 김신욱의 고공폭격이 다시 살아난다면 울산의 철퇴 시즌 3는 더욱 매서워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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