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제2의 이종욱’ 김종호, “아직도 경쟁 중”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4.29 05: 59

“아직도 경쟁 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베이스러닝도 과감하게 하고 도루도 최대한 많이 하고자 노력 중입니다”.
전 소속팀에서 비슷한 유형의 선수들이 많아 빛을 못 보던 우리나이 서른의 외야수. 그는 신생팀의 붙박이 1번 타자이자 주전 우익수로 출장 기회를 얻고 있다. 타율은 다소 낮아도 출루율은 3할8푼4리로 뛰어나고 도루도 9개(공동 3위)에 성공률 81.8%로 준수하다. 신생팀 NC 다이노스 톱타자 김종호(29)는 겸손함과 성실함으로 생애 첫 풀타임 시즌을 뛰고 있다.
배재고-건국대를 거쳐 지난 2007년 삼성에 입단한 김종호는 이듬해 곧바로 상무 입대한 뒤 2010년 전역 후 2012년까지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삼성 시절 김종호는 1군 22경기 출장에 그쳤다. 그가 삼성에 몸 담은 동안 이영욱(상무), 허승민, 배영섭, 정형식 등 비슷한 스타일의 후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퓨처스팀에서는 실력을 인정받았으나 바늘 구멍 만한 경쟁 터널 속 김종호는 대기자 중 한 명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15일. 김종호는 NC의 기존 8개 구단 특별지명을 통해 선택되었다. 넥센에서 지명된 사이드암 이태양과 함께 김종호는 1군 물을 어느 정도 먹은 타 팀 선후배들과 달리 알려진 것이 별로 없는 선수였다. 빠른 발과 정확한 컨택 능력. 상대적 무명이던 그에 대해 세간에서는 김경문 감독이 두산 시절 발탁했던 톱타자 이종욱과 비교하기도 했다.
현재 김종호는 NC의 붙박이 1번 타자로 2할4푼6리(69타수 17안타, 29일 현재) 2타점 9도루를 기록 중. 타율은 아쉽지만 13삼진 동안 사사구 16개를 얻어냈고 출루율도 3할8푼4리로 타율과 1할4푼 가까운 편차가 난다. 타율만 다소 낮을 뿐 1번 타자로서는 자기 몫을 확실히 해주고 있는 김종호다.
 
다음은 김종호와의 일문 일답이다.
-3년 전 제주 퓨처스 올스타전 MVP 인터뷰 이후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첫 풀타임 시즌 한 달 소감을 묻고 싶습니다.
▲ 재미있어요. 그동안 계속 꿈꿔왔던 무대였으니까요. 긴 시간 2군에 있다가 1군 무대를 밟으니 매 경기가 새롭습니다. 비록 우리 팀이 자주 지고 있어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그렇게 값진 경험을 얻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퓨처스리그에서 오래 뛴 선수는 1군에 올라와서 사사구보다 삼진이 굉장히 많은 경우가 많은데 김종호 선수는 볼넷-삼진 비율이 1이상입니다.
▲ 전 삼진이 많다고 생각해요.(웃음) 아직도 더 배워야 합니다. 1번 타자로서 웬만해서 쉽게 삼진당하지 않는 타격을 하고 싶어요. KIA의 김선빈이나 이용규처럼 좋은 컨택 능력으로 투수를 괴롭히는 타자가 되고 싶습니다.
-삼성 시절 2군에 있던 시간이 길어 많이 힘들었을 텐데요.
▲ 어떻게 보면 핑계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후배들이 치고 올라오다보니 기회를 자주 얻지 못했네요. 결국 제가 경쟁에서 밀렸으니까요. 그러나 이 팀에 와서 좋은 기회를 얻고 있어서 크게 개의치 않았습니다. 사실 지난해 한 때 야구를 포기하려던 생각도 진지하게 했었는데 특별지명 소식을 듣고 믿기지 않더라고요.
-특별지명 후 ‘제2의 이종욱’이라는 이야기도 나왔는데요.
▲ 사실 대학 시절 상무에서 뛰던 이종욱 선배의 플레이를 눈여겨 봤습니다. 그때도 팬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 정말 야구 잘하는 선배였거든요. 영광이지요. 게다가 종욱 선배 부모님과 저희 부모님이 예전부터 친하게 지내셨어요. 특별지명 후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 부모님께서도 ‘너도 열심히 하면 이종욱 선배처럼 잘 할 수 있다’라고 격려해주셨습니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까.
▲ 아직은 자리 잡았다기보다 경쟁 중이라고 생각해요. 그만큼 긴장도 하고 있어요. 제 장점을 특화시키면서 자리를 굳히고자 해야지요. 베이스러닝도 과감하게 하면서 도루도 많이 하려고 하고.
-이제 슬슬 한 시즌 목표가 구체화되고 있을 텐데요.
▲ 일단 다치지 않고 풀타임 시즌을 소화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그리고 타율도 타율이지만 출루율이 좋았으면 좋겠어요. 그렇게 해야 상대 투수와 내야진을 괴롭힐 수 있잖아요. 그리고 자주 출루할 수 있다면 도루 타이틀 경쟁도 해보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40도루’를 해보고 싶어요. 코치님들께서는 ‘50도루 정도 해야지’라고 하셨습니다만.(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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