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드라마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에서 주인공 강치(이승기 분)와 여울(수지 분)의 만남은 역시 보통 인연이 아니었다. 두 사람은 서로에게 있어 정답같은 존재였다.
29일 방송된 '구가의 서'에서는 강치가 자신이 반인반수라는 사실을 알고 절망에 빠진 가운데, 여울이 이를 알아보고 곁을 떠나지 않는 이야기가 펼쳐졌다.
스스로를 사람으로 알고 살아왔던 강치는 갑작스레 괴수로 변신한 자신의 모습을 괴물로 인식하기 시작했고 곧장 절망에 빠졌다. 사흘 밤낮을 굶으며 삶의 의욕을 잃은 강치가 할 수 있는 건 어떤 것도 없어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절망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힌트를 제시한 건 역시 여울이었다. 여울은 강치에게 겉모습이 조금 달라졌을 뿐 내면의 인물은 변하지 않은 사실을 주지시키며 반인반수 최강치를 여전히 신뢰하고 있음을 드러냈다.
그리고 이 같은 믿음은 곧장 놀라운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반인반수로 파란 눈을 띄었던 강치의 안구빛이 평소대로 돌아왔기 때문. 이는 겉모습의 변화 외에 강치가 다시 사람으로 살 수 있는 가능성을 암시하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여울의 이 같은 믿음이 놀라운 건 강치가 소정법사(김희원 분)로부터 다시는 인간으로 돌아올 수 없는 운명임을 전달받은 이후였기 때문이다. 결국 강치가 인간이 될 수 있는 방법은 오로지 여울의 사랑과 믿음 외에는 없는, 곧 강치와 여울에게 있어 정답이 서로라는 사실을 암시하는 대목이었다.
특히나 여울은 강치에게 연민의 감정 외에도 사랑의 감정 또한 느끼고 있음이 감지되며 '구가의 서'의 스토리 전개는 더욱 활력을 띄게 됐다.
강치와 여울이 인연을 맺을 경우 둘 중 한 사람은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는 소정법사의 예언이 있었지만 운명을 거슬러 두 사람의 인연은 이미 시작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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