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트레이드가 묘수로 작용하는 것인가.
주전포수 현재윤의 부상으로 포수진 붕괴에 직면했던 LG가 최경철 트레이드로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다. LG는 지난 24일 넥센에 내야수 서동욱을 보내고 베테랑 포수 최경철을 받는 긴급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로써 LG는 18일 광주 KIA전에서 오른쪽 엄지손가락을 다친 현재윤과 같은 날 퓨처스리그 경기서 팔꿈치 부상을 당한 윤요섭의 공백을 서둘러 메웠다.
현재윤과 윤요섭이 부상으로 빠지자 LG는 1군에는 2년차 조윤준과 1년차 김재민, 2군에는 신고선수 채은성과 허재영이 포수 마스크를 썼다. 어느 포지션보다 경험이 중요한 포수 자리에 지난해 23경기 출장에 불과한 조윤준과 1군 경험이 전무한 김재민이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LG는 현재윤 부상 후 맞이한 세 경기서 1승 2패를 기록했다. 선발 출장한 조윤준이 온 몸을 날려 블로킹에 임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조윤준의 미트질이 미숙한 면도 있었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규칙 바운드로 인한 불운까지 LG의 승리를 빼앗았다.
결국 LG는 27일과 28일 잠실 롯데전서 최경철을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최경철은 SK 시절 주로 2군에 머물렀지만 투수들이 선호한 포수다. 지난 시즌 도중 넥센 유니폼을 입었을 때도 넥센의 포수진 붕괴를 막은 바 있다. LG 김기태 감독 역시 최경철을 두고 “SK란 강팀에 뛰었던 만큼 분명 우리 팀에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을 것이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명성대로 최경철은 안정적인 포구와 투수리드를 보였고 LG는 2경기서 1승 1패 통합 2점 만을 내줬다. 모든 게 생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포수마스크를 쓴 것을 염두에 두면 최경철의 데뷔 2경기는 충분히 성공적이었다.
최경철은 29일 지난 2경기를 통해 LG 투수들의 공을 받아본 소감으로 “충분히 해볼만 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28일 경기서 5회까지 노히트로 통산 첫 선발승을 올린 신정락에 대해선 “아직 첫 승이 없으니까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그만큼 복잡하게 리드하기 보다는 어렵지 않게 가려고 한 게 잘 된 것 같다”고 지난 경기를 돌아봤다.
그러면서 최경철은 “중간만 하자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 사실 27일 첫 선발 출장 때에는 긴장을 많이 했는데 최대한 편하게 경기를 치르려고 생각 중이다. 아직 모든 투수들과 호흡을 맞추지는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투수들의 공이 좋다.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다졌다.
베테랑 포수는 팀 전체를 한 단계 진화시킨다. LG는 약 3주 동안 현재윤을 통해 이를 경험했다. 물론 최경철은 전지훈련도 치르지 못했고 동료들과 함께 한 시간도 턱없이 부족하다. 그래도 최경철이 1군 무대 245경기 동안 흘려온 경험이란 땀은 LG에 큰 보탬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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