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타율 0.623’ 민병헌, 비결은 중심이동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4.30 06: 17

“야구 시작 이래 가장 큰 변화에요. 초등학교 때 아주 잠깐 이렇게 쳐 본 이후로는 크게 변화를 두지 않았으니까”.
타이밍이 잘 맞아 떨어지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장타력이 이 타격폼을 통해 나오는 중. 두산 베어스 외야진의 태풍이 된 민병헌(26)은 자신도 믿지 못했던 스스로의 파워를 시즌 초반 제대로 내뿜고 있다.
경찰청을 제대하고 지난해 10월 팀에 복귀한 민병헌은 올 시즌 17경기 3할4푼(7위) 3홈런 8타점 7도루(29일 현재)를 기록하며 어느새 팀 상위 타선을 꿰차는 선수로 변모했다. 출루율도 4할3푼5리로 준수하고 무엇보다 장타율이 6할2푼3리까지 올랐다. 장타율 부문에서 최희섭(KIA), 최정(SK)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인 민병헌이다.

이전까지 민병헌은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인정받았으나 타격 면에서는 큰 점수를 받지 못했다. 경찰청 복무 2년 간 3할5푼 이상의 정확성을 보여줬으나 1군과 2군의 수준 차로 인해 확실한 믿음은 보여주지 못했던 민병헌은 시즌 초반 연일 맹타로 타선에 힘을 보태고 있다. 29일 주전 톱타자 이종욱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갔으나 두산이 크게 우려하지 않고 이종욱의 쾌유를 기다릴 수 있는 이유다.
올 시즌을 앞두고 민병헌은 타격 면에서 대대적인 수정 작업에 들어갔다. 이전까지 다리를 크게 들지 않고 컨택에 집중하던 민병헌은 왼발을 약간 올렸다 내리면서 때려내는 중심이동 타격으로 변화를 줬다. 다리를 들지 않고 컨택에 집중한 원심력 타격에서 중심 이동 능력으로 타구에 힘을 싣는 중심 이동형 타격폼으로 바꾼 민병헌은 타격폼 수정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야구 시작 이래 가장 큰 변화에요. 초등학교 때 아주 잠깐 이렇게 쳐 본 이후로는 크게 변화를 두지 않았으니까. 몸의 밸런스를 맞추며 약간 날아드는 공을 불러들이는 느낌으로 때려내면서 타이밍을 맞추려고 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내가 노리고 있는 공은 더 잘 때릴 수 있을테니까요”.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민병헌의 타격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 무엇보다 지금은 노림수가 맞아가면서 타이밍을 맞추고 있다고 해도 상대가 투구 패턴에 변화를 줘 직구 타이밍에 변화구로 나온다면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으로 봐서는 자신이 노리고 있는 공에 제대로 힘을 싣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중심이동 타격을 통해 히팅 포인트 공략이 확실하게 되고 있는 이유다.
군 입대 전까지 능력은 갖췄으나 소극적이던 민병헌은 제대 후 절박하게 야구에 달려들고 있다. 이종욱이 열흘 간 2군으로 내려가면서 민병헌의 팀 내 역할도 점차 커진 시점. 민병헌의 본격적인 타격 검증기는 바로 지금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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