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위는 잊혀지기 마련이다. 우승이 목표다".
원주 동부는 지난 29일 이충희(54) 감독과 연봉 3억원에 3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동부의 제 6대 감독이 된 이충희 감독은 30일 서울 강남구 KBL 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충희 감독은 기자회견서 "좋은 팀의 감독이 되어 너무 기쁘다. 구단이 나를 믿고 감독으로 임명해준 것에 대해 정말 감사드린다"면서 "선수 생활을 화려하게 했지만 지도자로서는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 처음 감독을 맡는다는 생각으로 초심을 잃지 않겠다. 지금 보다 나은 팀으로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분들의 관심속에 명문구단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취임 일성을 밝혔다.

이충희 감독은 허재(48) KCC 감독과 함께 한국농구가 낳은 최고선수였다. 특히 182cm의 단신으로 터트리는 정확한 슈팅은 한국농구 역사상 최고였다는 평가다. 이 감독은 프로출범 이전 농구대잔치 시절에 6년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며 3회 MVP를 수상해 최고스타로 군림했다.
이충희 감독은 1997-1998시즌 창단한 경남LG(현 창원LG) 세이커스의 초대사령탑을 맡았다. 노련한 오성식이 팀의 주축을 맡았지만 박훈근, 박규현, 박재헌 등 대학을 갓 졸업한 어린 선수들이 많았다.
이 감독은 스타 없이 평균 86.7점(리그 2위)의 수비력으로 정규리그 2위(28승 17패)를 달성했다. 그런데 득점 1위를 달리던 버나트 블런트가 돌연 야반도주를 하는 등 악재가 겹쳤다. 결국 이충희 감독은 결국 2000년 5월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충희 감독은 2007년 대구 오리온스와 3년 계약을 맺고 프로무대에 복귀했다. 당시 이충희 감독은 11연패를 당하는 등 4승 22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자진사퇴한 바 있다.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이 감독은 "선수생활을 마치고 외국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다. 처음 감독을 맡았을때는 고집스러움이 많았다. 어려움을 겪었을 때 이겨내는 힘이 좋지 않았다"면서 "해설위원을 하면서 많이 달라지고 새로운 것을 발견했다. 하나하나 발견하면서 많은 준비를 했다. 한 곳으로 치우쳤던 생각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이충희 감독은 "동부는 수비를 잘하는 팀이다. 공격은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수비는 정신력만 있으면 된다. KBL에 더블팀을 내가 가장 먼저 도입한 바 있다"면서 "동부는 이미 수비가 되어 있는 팀이다. 김주성, 이승준과 외국인 선수들을 바탕으로 골밑을 장악할 수 있다. 리바운드가 강한 팀이 챔피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빠른 속공을 노릴 것이다. 장신 선수들이 빠른 농구를 펼칠 수 있도록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5년 4개월만의 복귀에 대해서는 "정말 오래 걸렸다고 생각한다. 2년 정도면 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한 뒤 "그러나 항상 현장에 있었다. 5년이라는 시간이 금방 지나가기는 했지만 오래 걸린 것은 사실이다"고 대답했다.
감독 부임 후 목표에 대해서는 "2위는 잊혀지기 마련이다. 가장 큰 목표는 우승이다. 스포츠는 우승하는 자만이 웃을 수 있다"고 강조한 뒤 "선수들과 소통을 잘 이뤄야 한다. 전체 뿐만 아니라 개개인과 소통을 통해 팀이 합쳐지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충희 감독은 "집사람도 최종발표가 될 때까지 알지 못했다. 굉장히 좋아했다. 집에서 딸들과 함께 안고 있었다"면서 "사실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기자회견 빨리 마치고 싶었다. 즐거운 마음을 가지고 열심히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코칭 스태프 구성에 대해서는 "새술은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이 있지만 갑자기 임명됐기 때문에 현재 사정을 잘 아는 인물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코칭 스태프 변경에 대해서는 고민하지 않았다. 현 코칭 스태프 체재를 계속 유지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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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