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극장가에 독립영화들의 조용한 약진이 눈에 띈다. 국내 상업영화와 미국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틈바구니에서 선전하고 있는 독립영화들이 작은영화의 가능성을 열고 있다.
‘지슬-끝나지 않은 세월2’(이하 지슬), ‘공정사회’ 등 저예산으로 제작돼 대대적인 홍보를 하지 못해도 입소문만으로 관객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는 영화들이다. 두 영화는 이미 독립영화 흥행 기준선인 1만 명을 넘기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먼저 3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슬’은 지난 29일 81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13만 관객을 돌파했다. 앞서 지난 23일 최근 4년 동안 국내 다양성 극영화 중 최다 관객수를 기록한 영화 ‘똥파리’(12만 2918명)를 뛰어 넘었다.

3월 1일 제주도에서 먼저 개봉한 ‘지슬’은 단 2개의 상영관에서 시작해 개봉 2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다. 독립영화가 한 지역에서 상영해 2주 만에 1만 명을 넘긴 것은 처음이다.
‘지슬’은 ‘감자’를 나타내는 제주 사투리로 영문도 모른 채 역사의 한 가운데에 설 수밖에 없었던 제주 섬사람들이 서로에게 의지하며 희망을 잃지 않았던 따뜻한 일상을 기록한 영화로 1948년 11월 ‘해안선 5㎞ 밖 모든 사람을 폭도로 간주한다’는 미군정 소개령에 따라 3만명이 넘는 사람들이 영문도 모른 채 사라진 제주 4·3 사건을 영화화했다.
지난해 제17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넷팩상, 한국영화감독조합상, 시민평론가상, CGV무비꼴라주샹 등 4관왕을 달성한 ‘지슬’은 한국영화 최초로 제29회 선댄스영화제 월드시네마 극영화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을 받았다. 이 외에도 2012 올해의 독립영화상, 2013년 제19회 브졸국제아시아영화제 황금수레바퀴상 등을 수상하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공정사회’는 29일 516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1만 358명을 기록했다. 40일 간의 추적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공정사회’가 아동성폭행에 대한 경각심과 함께 사적 복수를 통한 통쾌한 결말로 꾸준한 입소문을 타며 개봉 13일(4월 18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한 것.
‘공정사회’는 사회의 온갖 편견과 무관심에도 불구하고 딸을 유린한 성폭행범을 잡기 위해 40일간 고군부투하며 범인 찾기에 나선 아줌마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10년 전 뉴스에 소개된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공정사회’는 국내외 국제영화제에서 6번째 수상을 거머쥐었다. ‘공정사회’는 2012년 부산국제영화제 감독조합상(여자배우상) 수상, 2012년 코스타리카국제영화제 최우수장편영화작품상 수상, 2012년 네바다국제영화제 플래티넘어워드 수상, 2013년 벨로이트국제영화제최우수작품상 수상, 2013년 어바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 애선스국제영화제에서 장편경쟁부문 1위를 차지했다.
독립영화들의 강세에 대해 아담스페이스의 김은 이사는 OSEN에 “‘지슬’과 ‘공정사회’의 이 같은 성적은 이제 적은 예산으로 만든 영화들도 관객들에게 인정받고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며 “최근 과거에 비해 독립영화 시장이 확실히 형성되고 새로운 독립영화를 기다리는 관객들이 확보됐다. 이에 예전보다 1만 관객을 돌파하는 독립영화들이 나오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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