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끝장보는 MLB, 연장 19회 혈투 OAK 승리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3.04.30 17: 58

진짜 끝장승부가 메이저리그에서 나왔다. 더블헤더를 치른 것 이상의 연장 19회 혈투였다.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LA 에인절스의 경기가 30일(이하 한국시간) O.co 콜리세움에서 열렸다.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1위 텍사스가 치고 나간 가운데 2위 오클랜드와 4위 에인절스의 맞대결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승기를 잡은 쪽은 에인절스다. 오클랜드 선발 다니엘 스트레일리를 마음껏 두들겨 7회까지 7-2로 앞서 손쉽게 승리를 거두나 싶었다. 하지만 오클랜드는 8회 마이클 로스와 데인 데 라 로사를 두들겨 4득점을 올리고 9회 요에니스 세스페데스의 동점타로 경기를 연장으로 끌고갔다.

연장전에서 마운드에 오른 양 팀 투수는 호투를 펼치며 경기를 길게 끌고갔다. 에인절스 여섯 번째 투수 제롬 윌리엄스는 6이닝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하며 선발투수로 치자면 퀄리티스타트에 필적하는 호투를 했고, 오클랜드 일곱 번째 투수인 브렛 앤더슨 역시 5⅓이닝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에인절스가 연장 15회초 2사 만루서 밀어내기 볼넷으로 한 점을 올렸을 때까지만 해도 다시 승기를 잡나 싶었다. 그러나 오클랜드는 곧바로 15회말 아담 로살레스가 중전 적시타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양 팀은 계속 무득점에 그쳐 연장 19회까지 갔다. 그리고 연장 19회말, 2사 1루 상황에서 브랜든 모스가 경기를 끝냈다. 베리 엔라이트의 슬라이더 실투를 놓치지 않은 모스는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투런포를 터트렸다. 모스의 통산 5번째 끝내기 안타, 그리고 3번째 끝내기 홈런이다. 모스의 홈런포로 오클랜드는 10-8로 값진 1승을 챙겼다.
선수도 지치고, 관중들도 지쳤다. 오죽했으면 현지 캐스터가 모스의 홈런이 나오자 "Thank you very much"라고까지 말했다. 현지 시각으로 오후 7시 5분에 시작된 경기는 새벽 1시 40분이 넘어서야 끝이 났다. 6시간 30분이 넘는 혈투 끝에 승자를 가리는 데 성공했다. 무승부 제도가 없어 진짜 끝장을 보는 메이저리그가 어쩌면 진짜 야구의 원래 모습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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