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스틸러스가 안방에서 '천적' 부뇨드코르의 벽을 넘지 못하며 2년 연속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포항은 30일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부뇨드코르와 G조 조별리그 최종전 홈경기서 후반 34분 올렉산드르 피슈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종료 직전 박성호의 동점골로 1-1로 비겼다. 하지만 포항은 2년 연속 부뇨드코르에 발목을 잡히며 16강행의 꿈을 접었다.
이날 무승부로 포항은 1승 4무 1패(승점 7점) 조 3위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반면 부뇨드코르는 2승 4무(승점 10) 조1위로 16강에 올랐고, 최종전서 산프레체 히로시마와 비긴 베이징 궈안도 2승 3무 1패(승점 9) 조2위로 16강 티켓을 잡았다.

황선홍 포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서 "정말 많이 아쉽다.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포항을 사랑하는 팬들에게 죄송스러운 마음"이라며 "포항에 부임하고 나서 제일 큰 목표로 ACL 우승을 생각했는데 2년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해 아쉬움도 남는다. 내가 부족하다는 것을 많이 느낀다.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 감독은 2년 연속 탈락을 맛본 것에 대해서 "지난 시즌은 조직적으로 완전히 갖춰진 상태가 아니였다. 짜여진 느낌보다는 과정 중이라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올해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했고, 선수들도 최선을 다했다. 다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이기지 못했다. 부뇨드코르전 원정과 히로시마 홈경기서 비긴 것이 컸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포항은 이날도 결정력에 아쉬움을 남겼다. 넣어야 할 때 넣었다면 잡을 수 있는 경기였다. 올 시즌 외국인 선수 없이 국내 선수로만 시즌을 치르고 있는데 전방에서 방점을 찍어야 할 때 그렇게 하지 못하고 있다. 황 감독은 "나는 괜찮다. 하지만 선수들이 더 아쉬움을 남을 것이다. 득점을 해야 할 때 못해서 어려운 경기가 많았고, 앞으로도 그런 경기가 있을 것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해결사가 있으면 경기를 수월하게 풀어갈 수 있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덧붙여 "득점력 문제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즌 전부터 생각했던 것"이라며 "탈락했지만 의욕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하나로 똘똘 뭉쳐 줘 고맙다. 시즌 끝날 때까지 초심을 잃지 않고 열정적으로 축구를 할 수 있다면 감독으로서 만족한다"고 설명했다.
포항은 올 시즌 9경기를 치른 현재 K리그 클래식 선두에 올라 있다. 황 감독은 "ACL의 아쉬움을 정규리그에서 달랠 수 있도록 하겠다. 지나간 것은 빨리 잊어야 한다. 아쉬움을 정규리그에서 만회할 수 있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편 이날 포항은 부상자가 3명이나 나왔다. 내달 5일 상승일로를 걷고 있는 성남 일화전을 앞두고 부담스러운 부상이다. 황 감독은 "고무열 신화용 황지수 등 3명 모두 부상으로 교체로 나가 걱정스럽다. 큰 부상이 아니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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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