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 쐐기포’ KIA, 두산 꺾고 단독 선두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4.30 22: 15

공동 선두 두 팀의 맞대결. 클리닝타임 동안은 잠실벌이 암흑으로 바뀌는 등 뭐라고 규정짓기 힘든 신기한 경기 내용이 나왔다. KIA 타이거즈가 23분 간 정전으로 인한 경기 중단 여파 속 경기 분위기를 이끄는 김상현의 쐐기 투런을 앞세워 두산 베어스를 꺾고 단독 선두로 등극했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두산전에서 나지완의 결승타와 김상현의 쐐기 투런, 선발 헨리 소사의 117구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역투에 힘입어 5-3으로 승리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4승 1무 6패(30일 현재)를 기록하며 두산을 제치고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KIA는 지난해 9월 23일 목동 넥센전 이후 원정경기 13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반면 두산은 선발 노경은의 난조 여파를 이기지 못하고 연승 행진을 4로 마감했다. 두산의 시즌 전적은 13승 1무 7패로 넥센(14승 7패)에 밀려 단독 3위까지 떨어졌다.

1회초 KIA는 노경은으로부터 2점을 뽑으며 달아났다. 선두타자 이용규의 볼넷과 김선빈의 중전 안타, 신종길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를 만든 KIA는 나지완의 좌익수 방면 2타점 선제 적시타로 2-0을 만들었다.
2회초 KIA 공격. KIA는 이성우의 우전 안타와 안치홍의 볼넷으로 무사 1,2루를 만들었다. 이용규의 유격수 뜬공과 이성우의 귀루 실패로 2사 1루가 되었으나 김선빈의 우전 안타에 이은 우익수 임재철의 악송구로 안치홍이 3루를 거쳐 홈을 밟아 3점 째를 올렸다.
3회초에도 KIA는 2사 1루서 김상현의 큼지막한 좌월 투런으로 5-0을 만들며 달아났다. 김상현은 상대 선발 노경은의 초구 직구(145km)를 그대로 끌어당겨 2점포로 연결했다. 그러자 두산은 3회말 1사 후 임재철의 볼넷에 이은 박건우의 좌중간 1타점 2루타로 간신히 만회점을 올렸다.
 
이후 두산은 손시헌의 좌익수 뜬공 후 김현수의 고의 볼넷으로 2사 1,2루를 만들었다. 뒤를 이은 홍성흔은 1타점 중전 적시타를 작렬하며 2-5를 만들었다. 끌려가던 두산이 추격권에 진입한 순간이다. 후속타자 오재원의 1루 땅볼은 베이스커버에 들어간 소사가 실책을 저지르며 2사 만루로 이어지는 진루타가 되었다. 그러나 이원석의 타구를 우익수 김상현이 잘 잡아내며 두산의 기회가 끝났다.
초반 공방전 후 양 팀은 중후반 여러 차례 기회를 잡았으나 결정타 없이 0의 행진을 이어갔다. 9회초 1사 1,2루서 김상현의 좌전 안타성 타구가 좌익수 김현수의 다이빙캐치에 막혀 무위에 그친 뒤 9회말 두산은 선두타자 손시헌의 좌중간 2루타로 마지막 기회 득점권에 주자를 놓았다. 그러나 결정타는 없었다.
결국 KIA는 리드를 내주지 않고 귀중한 승리를 따냈다. KIA 선발 소사는 6이닝 동안 117개의 공을 던지며 8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3실점으로 시즌 3승(무패)째를 따냈다. 클리닝타임에서 2분 간의 정전 후 23분 간 경기가 중단되어 감각 유지가 어려웠음을 감안하면 충분히 잘 버틴 경기였다.
4번 지명타자로 나선 나지완은 1회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선제 결승타로 연결하며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고 7번 타자로 배치되었던 김상현은 의심의 여지가 없는 홈런포로 2009시즌 MVP-홈런-타점왕의 위용을 보여줬다. 반면 두산 선발 노경은은 5이닝 6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3개) 5실점 4자책으로 시즌 2패(1승)째를 당하고 말았다. 이날 처음으로 1군 등록된 9번 타자 우익수 임재철은 2안타 1볼넷 3출루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으나 팀 승리와는 인연이 없었다.
한편 이날 경기 클리닝타임이던 오후 8시 29분 경에는 원인 불명의 정전으로 인해 잠실구장 전체 전원이 모두 차단된 뒤 경기 속개까지 23분이나 흐르는 촌극을 빚기도 했다. 2만7000명 관중이 운집한 가운데 자칫 안전사고 위험이 컸다. 한국야구의 메카라던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웃지 못할 광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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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백승철 기자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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