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체능’, 누가 예능인을 악다구니 쓰게 만들었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5.01 00: 12

누가 보면 국가대표인 줄 알 정도다. 본분과 관계 없는 탁구 대결에 연예인들이 악다구니를 쓴다. 웃기려고 모인 연예인들에게 어찌 보면 직무유기다. 그런데 독을 품고 악을 쓸 수밖에 없는 예능 프로그램, 이게 바로 ‘우리동네 예체능’의 매력이다.
30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능과 체육의 능력자’(이하 ‘우리동네 예체능’) 4회는 언제나 그랬듯이 연예인들이 웃음기를 쏙 빼고 체육인으로 다시 태어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예체능팀은 목동 탁구 고수들과 탁구 대결을 벌였다. 워낙 쟁쟁한 고수들이 모인 까닭에 금세 끝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예체능팀의 선전으로 긴장감 넘치는 그림이 완성됐다.

탁구채를 잡은 지 5일 밖에 안되는 레인보우 김재경은 폴짝폴짝 뛰면서 탁구 경기에 몰두했다. 고된 연습과 무한 반복의 결과는 훌륭했다. 김재경은 탁구 고수와 비교적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준 프로선수 급인 탁구 고수와 대결을 벌이게 된 조달환은 묘책까지 더했다. “한수 배우겠다”면서 상대방의 긴장감을 풀게 하는 반짝이는 전략을 펼쳤다. 탁구 실력이 출중한데다가 이기겠다는 강한 집념은 고수를 물리치고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국민 MC로서 웃기는데 있어서 고수인 강호동도 웃음기를 쏙 뺀 채 나이가 지긋한 고수와의 대결에 진지하게 임했다. 그의 평소 예능 프로그램 속 모습이라면 아슬아슬하게 경기를 펼친 후 져주는 게 순서였지만 ‘우리동네 예체능’ 속 강호동은 달랐다. 기어코 이기며 악다구니를 썼다.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다. 동료들이 승리를 따내면 환호하고 아쉽게 패배하면 함께 안타까워한다. 올림픽 중계방송에서나 나올 듯한 웅장한 배경음악은 결코 어색하지 않다. 이들이 흘리는 땀과 노력은 진정성이 넘친다. 그러니 안방극장은 이들의 대결만 봐도 긴장감이 넘치고 자꾸 보게 되는 중독성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웃기려고 나간 예능프로그램에서 땀을 흘리는 것은 물론이고 승리를 위해 목숨까지 걸 수 있을 정도로 진지한 모습은 오히려 진정성을 높이며 시청자들을 사로잡은 셈이다. 결국 이날 예체능팀은 목동 탁구 고수들을 대상으로 귀한 1승의 우승을 따냈다.
한편 ‘우리동네 예체능’은 연예인들이 예능과 체육 고수 일반인들과 한판승부를 벌이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강호동·이수근·최강창민·김재경·박성호·정은표·조달환은 목동 탁구 고수들과 탁구 대결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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