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겨울을 보내고 개막 한 달을 소화한 롯데, 성적은 실망스럽다.
3월 30일 개막한 프로야구는 4월을 포함, 이제 한 달이 지났다. 롯데는 9승 11패 1무, 승률 4할5푼으로 SK와 공동 6위를 기록했다. 개막 5연승을 기록하며 신바람을 냈던 걸 생각하면 결코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세부성적도 만족스럽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롯데는 월간 팀 타율 2할4푼6리로 7위 팀 평균자책점 4.37로 6위에 머물렀다. 팀 순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경기당 평균 득점은 4점으로 7위이며 경기당 실점 역시 5점으로 7위다. 공수 모두에 걸쳐서 하위권에 머문 롯데다.

현장의 지도자들은 실패를 통해서 배울 것이 훨씬 많다고 말한다. 롯데가 4월 기록한 11패를 살펴보면 첫 달 팀이 노출한 문제점을 확실하게 알 수 있다.
▲ 경기당 0.9개의 실책, 발목 잡았다
11패 가운데 실책으로 경기를 내준건 3번이다. 지난달 13일 잠실 두산전에서 롯데는 1회 2사 2,3루서 1루수 땅볼을 장성호가 뒤로 빠뜨려 주자를 모두 홈에 들어오게 했다. 결국 롯데는 그날 2-7로 완패를 당했다. 또한 28일 잠실 LG전과 30일 대전 한화전은 결정적인 장면에서 실책 3개씩을 범했다. 신정락의 호투 속에 0-4로 졌던 28일 경기에서 3점은 수비 실수로 준 것이었다. 또한 30일 역시 1회 내야에서 두 개의 실책이 터져 승기를 내줬다.
이 밖에도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았지만 수비에서 범실이 나와 패배한 경우도 있었다. 그런 경기들까지 모두 더하면 롯데는 4월 11패 가운데 절반 가까이 수비에서 내준 셈이다. 야구에서 실책을 빼놓고 생각할 수는 없지만 롯데는 4월 19개의 실책을 저질러 8개 구단 가운데 LG와 함께 공동 6위를 기록했다. 경기당 실책은 0.9개로 8위에 머물렀다. 실책이 나오면 마운드의 투수는 힘이 빠지고, 다른 야수들은 집중력이 흐트러지게 된다.
▲ 최다 6블론, 불펜이 흔들린다
작년 롯데는 이른바 '양떼 야구'로 불펜 평균자책점 2위를 기록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로 공격력은 약화됐지만 대신 지키는 야구를 정착시켜 5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작년 롯데의 팀 블론세이브는 15번으로 리그에서 세 번째로 적었다.
그러나 올해 롯데 불펜은 이상신호를 보내고 있다. 벌써 4월 한 달동안 21경기에서 블론세이브만 6번이다. 김사율과 정대현이 각각 두 번씩, 그리고 강영식과 김승회가 한 번씩 기록했다. 9개 구단 가운데 가장 많다.
블론세이브로 진 경기는 모두 세 번이다. 지난달 16일 사직 넥센전에서 김승회의 8회 블론세이브로 역전패를 당하더니 바로 다음 날인 17일에는 믿었던 마무리 정대현이 9회 두 점의 리드를 업고도 동점을 허용, 결국 연장전에서 패배를 당했다. 이후 롯데는 김성배를 임시 마무리로 내세워 불펜 안정을 꾀했지만 26일 잠실 LG전에서 9회 2사 후 3점을 헌납하며 4-5로 또 역전패를 당했다. 패배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12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블론세이브가 나왔는데 결국 연장 12회 끝에 무승부에 그쳤다.
▲ 5월, 진짜 지키는 야구가 필요하다
올해 롯데는 작년보다 업그레이드 된 지키는 야구가 필요하다. FA 선수의 유출로 공격력은 더욱 약화됐기에 야수들은 누상에서 한 베이스를 더 가고, 수비수들은 상대 야수들을 베이스에 묶어놓는 플레이가 필요했다. 김시진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강조한 부분이기도 하다.
현실적으로 지금 롯데는 과거와 같이 '7점을 주면 8점을 내는' 야구가 쉽지 않다. 대신 차곡차곡 점수를 쌓고, 그 점수를 지키는 야구를 해야 한다. 지키는 야구를 기본적인 팀 컬러로 삼고, 그 가운데서 야수진 발굴을 통해 공격력 상승을 노려야 한다.
지난 4월 롯데는 지키는 야구에 실패했다. 롯데가 팀 성적 반등을 위해서는 5월에는 야수와 수비, 마운드가 일심동체가 돼 지키는 야구를 보여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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