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얼굴' 임준섭, “선발진 가세만으로 영광”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01 06: 33

“개인 목표보다는 그저 올 시즌을 풀타임으로 뛰고 싶어요. 아직은 정신이 없네요”.
겸손하게 자신을 낮춰 이야기한 2년차 좌완. 때로는 흔들리는 날도 있지만 빠르지 않은 직구를 과감하게 던지는 담력과 제구력을 갖추고 있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로 첫 시즌을 보냈으나 그의 두 번째 해, 본격적인 1군 첫 시즌 초반은 하루하루가 뜻깊다. KIA 타이거즈 2년차 좌완 임준섭(24)은 자신에게 돌아오는 기회 하나하나에 감사한 마음을 비췄다.
개성고-경성대를 거쳐 지난해 KIA에 2라운드로 입단한 좌완 임준섭은 지난 시즌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인해 힘든 한 해를 겪었다. 동기생 박지훈이 중간계투진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동안 임준섭은 재활하며 다음 기회를 노렸다. “지훈이가 많이 부러웠지요”라고 답한 임준섭은 자신도 1군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는 데 뿌듯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올 시즌 임준섭의 성적은 6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4.87. 경기 당 기복이 크기는 하지만 데뷔전이던 4월 3일 대전 한화전 6이닝 무실점 선발승, 28일 광주 삼성전 7이닝 4피안타 무실점 등 웬만큼 이닝도 버티는 안정적인 선발 유망주로 활약했다. 호투의 표본이 많아질 수록 그만큼 선수에 대한 기대치는 커지게 마련이다.
“실점을 많이 한 경기에는 프로의 벽이 아직 높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 전력도 있는 만큼 쌀쌀한 날씨에 등판할 때는 그만큼 관리도 신경썼는데 지금은 날이 따뜻해지고 있어서 괜찮아요. 삼성전 때는 차일목 선배도 절 리드하기 위해서 신경 많이 써 주셨어요. 이기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점수를 주지 않고 막아냈다는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때마침 곁을 지나가던 차일목은 임준섭이 기특하다는 듯 씩 웃고 지나갔다.
많은 선배들이 임준섭의 프로 적응에 도움을 주는 가운데 선수협 회장이자 팀의 형님급 투수인 서재응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칭찬도 해주시고 볼 카운트에 따라 피해야 할 때, 과감하게 던져야 할 때에 대해 쓴소리도 아끼지 않으십니다. 마운드를 내려왔을 때 ‘이 상황에서는 네가 이렇게 하는 것이 좋다’라고 짚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라며 웃은 임준섭이다.
KIA의 강점 중 하나는 상대적으로 탄탄한 선발진. 에이스 윤석민이 어깨 부상 후 재활로 빠져있으나 서재응, 김진우, 양현종, 헨리 소사 등이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 임준섭도 선배들과 함께 선발진 구성원으로서 힘을 보태고 있다. 초보 선발임을 감안하면 충분히 좋은 활약을 펼치는 중이다.
“팀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입니다. 석민이 형이 돌아오기 전까지는 저도 힘을 내야지요. 포수 선배들의 사인을 받고 과감하게 던지고 싶어요. 개인 목표는 딱히 없습니다. 그래도 부상 없이 풀타임 활약을 펼치면서 가능한 한 많은 기회를 받고 싶습니다”. 겸손한 태도를 잃지 않은 가운데 눈빛을 반짝인 임준섭은 더 많은 기회를 위해 자신을 담금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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