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질기디 질긴 '천적' 부뇨드코르 악연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5.01 07: 14

포항 스틸러스가 2년 연속 '천적' 부뇨드코르의 벽을 넘지 못하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포항은 지난달 30일 포항스틸야드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부뇨드코르와 G조 조별리그 최종전 홈경기서 1-1로 비겼다. 아픔은 두 배로 다가왔다. 2년 연속 부뇨드코르에 발목을 잡히며 16강행의 꿈을 접었다.
16강행의 분수령이 될 경기였다. 같은 시간 베이징 궈안과 산프레체 히로시마도 조별리그 최종전을 남겨 두고 있었다. 포항은 2골 차 이상으로 이겨야 자력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었다.

더욱이 상대는 천적 부뇨드코르. 지난해 ACL 조별리그에서 만나 두 차례 패배를 안겨 포항의 16강행 꿈을 가로 막았던 팀이다. 질긴 악연은 올 시즌에도 이어졌다.
포항은 지난 3월 1.8군으로 부뇨드코르 원정길에 올랐다. 귀중한 승점 1점을 따냈지만 뒷맛이 썩 개운치 않았다. 이명주 이광훈의 연속골로 2-1로 앞서다 종료 직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승점 3점을 날렸다. 
가정법이지만 당시 승점 3점을 획득했다면 16강으로 가는 길이 훨씬 수월했을 터. 최종전인 부뇨드코르전을 앞두고 이를 악물었다. 이제는 질긴 악연을 싹둑 잘라낼 필요가 있었다. 황선홍 포항 감독을 비롯해 모든 선수들이 경기 전부터 필승을 다짐했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하지만 쉽사리 골문은 열리지 않았다. 황진성과 조찬호의 슈팅은 상대 수문장의 선방에 막혔고, 노병준의 회심의 오른발 슈팅은 애석하게도 크로스바를 튕겨 나왔다.
후반 들어 공격의 고삐를 더욱 당겼다. 2골 이상의 승리가 필요한 포항은 후반 20분 종아리 뒷근육 부상을 입은 수비형 미드필더이자 주장 황지수를 빼고 최전방 공격수 배천석을 투입했다.
공격 일변도로 만회골을 노렸다. 하지만 도리어 후반 34분 부뇨드코르의 역습에 일격을 맞았다. 암운이 드리워지는 순간이었다. 베이징과 히로시마도 비기고 있던 터라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무려 3골이 필요했다.
종료 직전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만회골을 넣기 위해 마지막 투혼을 불살랐다. 결국 후반 추가시간 박성호가 극적인 만회골을 터트리며 마지막 기적을 만들 수 있는 순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더 이상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고, 베이징과 히로시마가 0-0으로 비기며 16강행의 꿈을 접어야 했다. 지난 2009년에 이어 4년 만에 아시아 정상 등정에 나선 포항이었지만 결국 부뇨드코르와 질긴 악연을 끊어내지 못하며 수포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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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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