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이 어떻든 으쌰으쌰해야 한다".
한화 외야수 고동진(33)이 팀의 새로운 활력소로 돌아왔다. 고동진은 지난달 30일 대전 롯데전에 시즌 첫 1군 등록, 8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해 희생번트 1개 포함 2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경기 후 김응룡 감독도 "오늘 처음 나온 고동진을 칭찬할 만하다"며 이례적으로 콕 짚어 칭찬했다.
고동진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양쪽 무릎 수술을 받았다. 추벽 증후군으로 무릎 연골이 닳았고, 재활 대신 수술을 결정했다. 수술 후 6개월간 재활에 임했고, 지난주부터 2군 퓨처스리그에 투입돼 실전경기에 투입됐다. 그리고 이날 1군의 부름을 받으며, 5월 중순쯤으로 여겨진 당초 예정보다 빨리 호출됐다.

2회 복귀 첫 타석부터 좌측으로 빠지는 안타를 터뜨리며 기분 좋게 출발한 고동진은 4회 무사 1루에서 희생번트로 득점 발판을 놓은 뒤 5회에는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좌완 이명우와 9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내며 추가 득점의 포문을 열었다. 파울 커트 3개로 끈질기게 승부한 결과. 고동진은 무사 1루에서 좌중간 안타를 때리며 100% 출루로 경기를 마쳤다.
고동진은 "아직 몸 상태가 100%는 아니다. 작년 시즌 이후 경기를 거의 하지 못해 감각을 찾아야 한다. 당분간은 계속 긴장 상태에서 경기를 치러야 할 것 같다"며 "빠른 감이 있지만 팀이 나를 필요로`하는 것에 대해 감사하게 생각한다. 선수는 경기에 나가면 100%를 보여줘야 한다. 수술 이후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없어졌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복귀전은 지명타자로 치렀지만 고동진의 자리는 역시 외야수다. 한화는 시즌 초반 내외야 수비 불안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특히 외야진의 좁은 수비 범위가 문제였다. 타구 판단력이 뛰어난 고동진 역할이 중요하다. 그 역시도 "공격도 공격이지만, 수비부터 되어야 한다. 2군에서 외야 수비도 5~6이닝 정도 소화했다. 부족한 건 채워나가면 된다"고 의욕을 보였다.
고참으로서 역할도 중요하다. 개막 최다 13연패를 당하는 등 시즌 초반 팀의 추락을 먼발치에서 지켜본 고동진은 "연패하는 동안 답답했다. 유니폼 입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게 느낄 것이다. 우리팀 전력이 어떻든 으쌰으쌰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최)승환이형이나 (추)승우형을 빼면 나보다 고참이 없다. 고참으로서 더욱 책임감을 갖고 플레이하겠다"고 다짐했다.
복귀전에서 새로운 활력소로 떠오른 고동진이 한화의 5월 반격을 이끌수 있을지 기대감이 점점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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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