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은 없다" 안승민, 2년 연속 보직변경 성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5.01 10: 40

"제가 못해서 잘린건데 제가 극복해야죠". 
한화 4년차 우완 투수 안승민(22)은 올 시즌 마무리로 시작했다. 그러나 롯데와 개막전부터 블론세이브를 범하며 흔들렸고 결국 중간 롱릴리프로 내려왔다. 그리고 지난달 30일 대전 롯데전에서 시즌 첫 선발등판 기회를 잡아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2자책) 퀄리티 스타트로 승리투수가 됐다. 올해 한화의 토종 첫 선발승이었다. 
이날 경기 전 한화 김응룡 감독은 안승민에 대해 "마무리도, 중간도 안 되니 선발밖에 할 게 없지 않나. 5회까지는 막아줬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안승민은 6회까지 막아내며 김응룡 감독의 기대이상으로 호투했다. 데니 바티스타와 대나 이브랜드 두 외국인 투수 외에는 고정된 선발이 없는 한화에도 무엇보다 반가운 호투였다. 

안승민으로서는 2년 연속 시즌 중 보직 변경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처했다. 지난해에는 선발 첫 4경기 연속 부진하며 중간 전환한 뒤 마무리로 자리 잡았고, 올해는 반대로 마무리 보직에서 기대에 못 미치며 중간에 이어 선발로 재전환했다. 1년 사이에 벌써 4번의 보직 이동이 있었고, 그것도 모두 시즌 진행 중이었다. 
혼란스러울 법도 하다. 하지만 안승민은 "작년에도 그렇고, 올해도 내가 못해서 (원래 보직에서) 잘린 것이다. 내가 못 던진 만큼 지금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며 스스로를 탓한 뒤 "혼란은 전혀 없다. 선수라면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는 대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직 변경에 따른 혼란 대신 더 강한 책임감 갖고 있다. 
안승민의 선발 재전환은 여러모로 성공 가능성이 높다. 안승민은 지난 2011년에 선발로 풀타임 한 시즌을 보낸 경험이 있다. 공이 빠르지는 않지만 안정된 제구와 날카로운 슬라이더로 류현진과 함께 팀 내 최다 퀄리티 스타트(11회)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전혀 경험이 없던 마무리 전환도 성공했기에 선발 재전환은 훨씬 수월하다. 
특히 이날 경기에서 안승민은 그동안 잘 던지지 않던 커브를 효과적으로 구사했다. 힘으로 승부해야 할 마무리 때와는 다르게 완급 조절도 이뤄졌다. 안승민은 "커브를 많이 활용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고 했다. 그의 공을 받은 포수 정범모도 "승민이는 좌우 코너워크가 좋고, 커브도 타이밍을 뺏기 좋았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구종은 선발의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다만 과제는 있다. 이날 94개의 공을 던진 안승민은 "더 던지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다. 오랜만의 선발이라 그런지 힘이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캠프 기간 동안 마무리로 준비한 안승민이기에 아직 투구수는 선발로 소화하기에는 부족하다. 남은 시즌 투구수와 체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안승민의 선발 재전환 성공 과제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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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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