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교육원에서 경찰사를 가르치고 있는 이윤정 교수가 지난 1954년 어린이날을 앞두고 치안국이 발표한 ‘고마운 순경’을 60년의 세월이 흐른 최근 찾아내 공개했다.
가곡 ‘보리밭’과 동요 ‘과수원길’의 시인 박화목(朴和穆, 1924~2005)이 작사하고 ‘광복절의 노래’와 동요 ‘나뭇잎 배’의 작곡가인 윤용하(尹龍河, 1922∼1965)가 작곡한 이 노래는 미군정 때 경무부 교육국이 창간한 월간지인 1954년 4월호(통권 제39호)에 실려 있다.
이윤정 교수는 ‘고마운 순경’에 대해 “한국전쟁의 후폭풍이 아직 채 가시지 않은 때 치안국이 언제나 국민과 함께 하면서 도움을 주는 친근한 경찰관의 이미지를 동요를 통해 대내외에 널리 전파하기 위하여 지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1954년 10월 22일 서울시경찰국이 개최한 제9회 경찰의 날 기념 어린이 음악회에서 어린이합창대가 이 노래를 부른 기사가 동 잡지 제45호에 실리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고마운 순경’의 편곡은 임일만 전(前)경찰교육원 경찰악대장과 김효근 전 마샬군도 공화국 경찰악대장이 했다.
‘고마운 순경’의 가사는 다음과 같다.
1. 길 걸을 때나 잠 잘 때나 공부할 때나
언제든지 우리들을 보호합니다
2. 착한 아이 되라고 지도해주고
길 잃은 아이 도와 집 찾아주는
3. 무거운 짐 옮겨주는 고마운 어른
우리 마을 지켜주는 친절한 순경
(후렴) 고마우신 순경아저씨 어린이의 벗
우리들은 순경아저씨가 참말 좋아요

‘고마운 순경’이 실린 은 경무부 교육국이 1947년 6월 20일에 창간한 월간지이다. 이 잡지는 해방 후 경찰이 일제강점기 동안 형성됐던 경찰의 부정적인 모습을 벗어버리고 건국 경찰로 새롭게 태어나기 위하여 창간됐다.
에는 경찰관들에게 민주적 사고를 갖게 하거나 실무 지식 향상, 그리고 민간인과 경찰간의 유대강화를 위한 것이 많았다. 특히 에는 당대 최고의 소설가였던 김동리를 비롯해 시인 조병화와 박훈산, 수필가 전숙희와 조경희 등 문인들의 글도 많이 실어 한국 문학사적으로도 중요한 잡지로 평가 받고 있다.
은 5·16 이후 로 개제, 발행됐다. 이윤정 교수가 발굴해낸 경찰 노래 ‘고마운 순경’은 오는 6월 말에 발간될 제 7호에 그 내용이 상세하게 실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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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경찰 제 39호 표지
‘고마운 순경’ 가사와 악보(제공=이윤정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