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이닝 12K 1타점’ 류현진, 3승이 보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01 13: 26

공·수 양면에서 펄펄 날았다. 마운드에서는 삼진쇼를 벌였고 타석에서는 첫 타점을 수확했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이 데뷔 이래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시즌 3승에 한 발 다가섰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2실점으로 시즌 3승 요건을 갖췄다. 피안타는 3개(피홈런 1개), 사사구는 2개였던 것에 비해 탈삼진은 무려 12개였다. 12개의 탈삼진은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전날(30일) 2-12 참패를 설욕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었을까. 시작부터 힘이 넘쳤다. 최고 93마일(149.7㎞)을 공을 뿌리며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첫 두 타자에게 연속으로 삼진을 뺏기도 했다. 선두 파울러를 93마일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고 후속 타자 러틀리지는 73마일(117.5㎞) 느린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그러나 아쉬웠던 딱 한 개의 공이 장타로 이어졌다. 세 번째 타자였던 카를로스 곤살레스에게 올 시즌 네 번째 피홈런을 허용했다. 1B-2S로 볼 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던진 82마일(132㎞) 체인지업이 조금 가운데로 몰리며 중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하지만 류현진은 동요하지 않고 다음 타자 커다이어를 삼진으로 잡으며 1회를 마무리 지었다. 볼 카운트가 불리했지만 침착하게 끌고 간 끝에 직구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타선도 시작부터 류현진을 도왔다. 상대 선발 호르헤 데 라 로사를 초반부터 공략했다. 다저스는 0-1로 뒤진 1회말 선두 헤어스톤의 중전안타와 푼토의 1루수 방면 번트 안타로 만든 무사 1,2루에서 켐프의 중전 적시타로 가볍게 동점을 이뤘다. 이후 다저스는 후속타자 곤살레스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3루 주자 푼토가 홈을 파고들어 2-1 역전에 성공했다.
한결 어깨가 가벼워진 류현진은 2회도 가볍게 넘겼다. 선두 파체코를 92마일(148㎞) 직구로 루킹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후속타자 아레나도와 토리알바를 모두 2루수 땅볼로 유도하고 2회를 마무리했다. 이중 아레나도를 2루수 땅볼로 요리한 직구의 구속은 94마일(151.3㎞)까지 나왔다.
다만 2회 공격에서는 희생번트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선두 엘리스의 볼넷과 유리베의 좌전안타로 만들어진 무사 1,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류현진은 2구째에 희생번트를 댔으나 압박하던 3루수 아레나도 앞으로 굴러갔다. 아레나도는 공을 재빨리 3루로 던져 엘리스를 잡아냈고 이어 1루에서 류현진까지 아웃되며 병살타가 됐다.
하지만 동료들이 류현진이 가지고 있을 법한 마음의 짐을 덜어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헤어스톤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고 후속타자 푼토까지 좌전 적시타 대열에 동참하며 4-1로 앞서 나갔다. 최근 기복이 심했던 다저스의 방망이가 초반부터 류현진을 화끈하게 밀어준 셈이 됐다.
타선 지원을 받은 류현진은 3회를 삼진 2개와 함께 깔끔하게 넘겼다. 선두 에레라를 74마일(119㎞) 커브로 헛스윙 삼진 처리한 류현진은 투수 데 라 로사를 역시 커브로 돌려세웠다. 마지막 타자 파울러는 투수 앞 땅볼로 요리하고 3회를 마무리했다.
3회말에는 타석에서도 맹활약했다. 라미레스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5-1까지 앞서간 다저스는 이디어의 2루타와 유리베의 고의사구로 만든 2사 1,2루에서 투수 류현진이 7구까지 가는 실랑이 끝에 우중간 적시타를 쳐내며 6-1까지 앞서 나갔다. 류현진의 MLB 첫 타점이 나오는 순간이었다.
4회와 5회에도 류현진은 거침이 없었다. 4회에는 1사 후 곤살레스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커다이어와 파체코를 연속 삼진으로 잡고 위기관리능력을 과시했다. 커다이어와 파체코 모두 류현진의 직구에 삼진을 당했다. 5회에도 삼진쇼는 이어졌다. 아레나도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은 류현진은 토리알바와 에레라를 모두 커브로 삼진 처리하고 5회까지만 10개의 ‘K’를 새겼다.
6회에도 삼진쇼는 이어졌다. 대타 브리냑을 92마일(148㎞) 직구로 윽박지르며 또 하나의 탈삼진을 추가했다. 다만 이후 파울러에게 2루수 옆 내야안타를 허용했고 파울러와 도루와 곤살레스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2사 1,3루에서는 커다이어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하고 1실점했다. 라인에 살짝 걸친 아쉬운 타구였다. 그러나 류현진은 후속타자 파체코에게 12번째 삼진을 잡아내며 추가 실점 없이 이날 경기를 마무리했다. 투구수는 105개였다. 평균자책점은 종전 3.41에서 3.35로 조금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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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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