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사를 다시 올려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 그 정도 투구수에 30분 가까이 경기가 지체되었으니 어려웠을 텐데”.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간계투진으로 인해 정전으로 인한 경기 중단 후에도 선발 투수를 그대로 끌고갔다는 답이 왔다. 선동렬 KIA 타이거즈 감독이 전날(4일 30일) 한 차례 정전 중단 여파를 딛고 6이닝 3실점 117구 역투를 보여준 헨리 소사(28)에 대한 고마움과 함께 가볍지 않은 한숨을 뱉었다.
선 감독은 1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전날 클리닝타임에서 벌어진 정전으로 인해 23분 간 경기가 중단된 사태를 돌아봤다. “한두 번 겪은 것은 아니다. 아마추어 시절에도 있었고 이 곳 잠실에서도 몇 번 겪었던 것 같다”라며 웃은 선 감독은 5회까지 제법 많은 공을 던진 소사를 다시 6회말에도 올려보냈던 심경을 전했다.

“소사를 교체해야 할 지 고민했다. 투구수가 꽤 되었었고 30분 가까이 쉬었으니 투수로서 굉장히 어려웠을 텐데”. 소사는 경기 중단에도 불구 6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6이닝 8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2개) 3실점으로 시즌 3승 째를 거뒀다. 투구수 117개로 분전한 소사는 5-3 점수가 바뀌지 않으며 선발승을 수확했다.
이어 선 감독은 “오죽했으면 소사를 올렸겠습니까”라며 쓴웃음을 지었다. 선발 투수에서 마무리 앤서니 르루로 바통을 잇는 중간 계투진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에 소사를 올려야 했다는 뜻이다. 신인 박준표가 2군으로 내려간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던지는 계투는 베테랑 언더핸드 유동훈이다.
좌완 진해수, 박경태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고 박지훈은 시즌 초반 난조를 딛고 제대로 된 실전 감각 회복에 힘써야 한다. 광속구 유망주 한승혁은 아직 미완의 대기다. 최대한 소사를 길게 끌고 가야했던 선 감독의 고뇌가 묻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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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