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축’ 두산 타선, KIA 허점 못 찔렀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5.01 21: 46

선발 투수가 마운드에 있는 동안 6구 이상 대결을 끌고 간 타자는 단 두 명. 그나마 한 명은 교체 출장한 타자였다. 선발 라인업에서 투수를 괴롭힌 이는 베테랑 단 한 명 뿐이었다. 두산 베어스 타선이 KIA 타이거즈 선발 서재응을 효과적으로 공략하지 못하고 완패했다.
두산은 1일 잠실 KIA전서 상대 선발 서재응의 7이닝 1실점 호투에 막히며 1-8로 완패했다. 기본적으로 두산 선발 김상현이 제 장점이던 제구력을 잃고 4이닝 8피안타 4사사구 4실점으로 무너진 데 이어 뒤를 이은 서동환까지 제구 난조 현상으로 흔들리며 분위기를 완전히 내준 탓이 컸으나 타선도 끈질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서재응의 호투를 본의 아니게 도왔다.
이날 서재응은 7이닝 동안 93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탈삼진 1개, 사사구 1개) 1실점으로 시즌 3승(1패)째를 거뒀다. 서재응이 선발 마운드에 있던 동안 두산 타자들 중 타석 당 6구 이상을 소모하게 한 타자는 9번 타자 임재철(2차례)과 교체 출장한 최준석(1차례)이었다. 1번 타자 박건우와 2번 타자 손시헌은 2안타 씩을, 7번 타자 허경민은 3안타 맹타를 터뜨렸으나 정작 클러치 상황을 맞은 타자들의 모습은 범퇴로 이어졌다.

상대 팀 상황을 제대로 찌르지 못한 두산 타선의 대처가 아쉬웠다. 1회초 이미 김상현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 1회말 무사 1,3루 찬스를 잡았던 순간은 김현수의 우익수 희생플라이와 홍성흔의 투수 앞 병살타로 1-2에서 공격 기회를 마쳤다. 납득이 가는 타격. 그러나 이후 두산 타자들은 서재응의 투구와 뒤지고 있다는 데 쫓겨 이른 공격을 보여주고 말았다. 손시헌의 잘 맞은 타구가 직선타가 되며 선행주자 박건우의 귀루 실패까지 이어지기도 했다.
당장의 안타도 안타지만 KIA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불펜진으로 인해 시름이 깊은 팀. 무엇보다 상대 선발을 보다 일찍 끌어내리는 것이 중요했다. 서재응 본인이 안정된 제구를 앞세워 먼저 유리한 카운트를 이끌고 두산 타선의 운신 폭을 줄인 것도 한 몫 했으나 두산의 연결형 타격이 아쉬웠던 경기 내용이었다. KIA는 선발진의 힘을 인정받은 반면 중간 계투진에서 언더핸드 유동훈 정도를 제외하면 현재 안정감이 다소 떨어져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일찍 서재응의 기를 살려주며 상대 투구 소모도까지 줄여줬다. 서재응이 7이닝까지 버틴 덕분에 KIA는 승리조는 아닌 유망주 한승혁에게도 출장 기회를 주고, 2일 선발을 김진우로 내세우며 좀 더 편하게 마무리 앤서니 르루를 비롯한 계투진을 대기시킬 수 있게 되었다.
타격은 사이클이 있게 마련이다. 좋은 때가 있다면 안 좋은 때도 분명 있다. 잘 쳐도 안타 성공률이 30% 정도에 불과한 타격이다. 게다가 두산은 김현수, 민병헌 등 부상자들이 나와 정상적인 경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라면 상대 투수를 괴롭히며 아웃되더라도 가치 있는 범퇴가 훨씬 나을 수 있다. 이른 대결은 안타 성공률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개인의 공명심으로 인해 팀의 경기력이 급격히 저하될 수도 있다. 2연패로 주춤한 두산은 1일 경기서 얻은 교훈을 경기력으로 보여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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