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외국인 우완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6)이 수비 실책에 울다가 웃었다.
옥스프링은 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했다. 지난달 25일 사직 SK전 첫 승 이후 내친김에 연승을 달렸다.
1회말 시작은 안 좋았다. 1사 후 2번 타자 한상훈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김태균 타석에서 도루를 허용하며 2사 2루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이어 곧장 김태균에게 우익수 앞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허용했다. 2회에는 김경언에게 기습 번트로 내야 안타를 허용했으나 이후 3타자를 범타로 돌려세웠다.

그러나 악몽의 3회가 문제였다. 선두타자 오선진의 땅볼 타구를 유격수 박기혁이 글러브가 들린채 뒤로 빠뜨리며 실책으로 출루시켰다. 한상훈의 희생번트, 이대수의 볼넷을 이어진 1사 1·2루에서는 김태균을 풀카운트 승부 끝에 느린 커블 루킹 삼진 처리하며 큰 산을 넘는 듯했다.
하지만 이 순간 한화 1~2루 주자는 모두 스타트를 끊었고, 2루 주자 이대수를 잡기 위해 포수 강민호가 3루로 급하게 송구했다. 그러나 송구는 3루수 황재균의 글러브를 빗나가 좌측으로 빠졌다. 그 사이 이대수가 홈으로 쇄도하며 추가점을 올렸다. 두 번째 실책.
설상가상으로 좌익수 김문호마저 공 잡는 과정에서 글러브 뒤로 빠뜨렸고 이 틈을 놓치지 않고 1루 주자 오선진이 2루와 3루를 거쳐 홈까지 질주했다. 삼진을 잡고도 어이없는 연속 실책으로 추가점을 내줘야 했다. 3회에만 실책 3개로 2실점하게 된 것이다.
하지만 옥스프링은 흔들리지 않았다. 4회 삼진 1개 포함 삼자범퇴로 막은 옥스프링은 5회 1사 1루에서 이대수를 2루수 앞 병살타로 솎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그 사이 롯데도 6회초 한화 불펜을 두들겨 4-3 역전에 성공했고, 옥스프링도 승리기회를 잡았다.
6회말에도 김태균을 투수앞 땅볼로 잡은 뒤 최진행을 이날 경기 최고 146km 강속구로 루킹 삼진 처리했다. 이어 수비의 도움까지 받았다. 김경언에게 중전 안타를 하용한뒤 정현석에게 좌측으로 날카로운 타구를 맞았다. 하지만 좌익수 김문호가 슬라이딩 캐치하며 안타를 막았고, 옥스프링도 어퍼컷 세레머니로 환호했다.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옥스프링은 정범모에게 우측 2루타를 맞으며 동점 주자를 내보냈으나 김사율이 실점 위기를 막아내며 승리 요건이 지켜졌다. 9회에는 2루수 정훈이 첫 타자 추승우의 빠지는 타구를 쫓아가 한 바퀴 돌아 정확한 송구로 아웃시키며 옥스프링의 승리를 지켰다. 수비에 울다가 운 옥스프링은 시즌 첫 연승과 함께 평균자책점도 4.85에서 4.22로 끌어내렸다.
waw@osen.co.kr
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