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 싸움에서 갈린 승부였다.
한화와 롯데의 시즌 4차전이 열린 1일 대전구장. 양 팀 외국인 투수 대나 이브랜드(한화)와 크리스 옥스프링(롯데)이 선발등판했지만 승부는 불펜에서 갈렸다. 한화의 불펜은 이브랜드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고, 롯데의 불펜은 옥스프링의 승리를 지켰다.
먼저 시험대에 오른 쪽은 한화였다. 이브랜드는 5회까지 5피안타 3볼넷 1사구 6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롯데 타선을 막아냈다. 그러나 5구 이상 승부만 9차례나 벌이며 힘을 뺐고, 결국 투구수 102개로 6회에는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3-2로 리드한 6회초 시작과 함께 김광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김광수는 첫 타자 정훈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고 곧바로 강판됐다. 뒤이어 나온 유창식이 땅볼 2개를 잡고 위기를 잘 넘기는가 싶었지만 김문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3-3 동점을 허용했다. 이브랜드의 승리가 날아간 순간. 유창식은 황재균에게도 우중간 적시 2루타를 맞으며 3-4 역전을 바라봐야 했다.
유창식은 이후 7~9회를 실점없이 막아내며 안정감을 보였지만, 결정적인 순간 연속 적시타를 맞은 게 아쉬웠다. 김응룡 감독이 "7점은 앞서고 있어야 안심이 된다"고 할 정도로 불안한 불펜이 이날 경기에서 그대로 드러났다. 선발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지 못하면 앞서고 있어도 불안하다.
한화에 이어 롯데 불펜도 시험대에 올랐다. 옥스프링이 7회말 첫타자 정범모에게 우측 2루타를 맞으며 마운드를 강영식에게 넘겼다. 강영식은 고동진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키며 역전주자까지 보냈다. 한화는 오선진의 희생번트로 1사 2·3루 상황을 만들어 롯데 불펜을 압박했다.
한화가 좌완 강영식 상대로 우타자 이양기를 대타로 쓰자 롯데도 우완 김사율을 투입했다. 김사율은 이양기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우익수 얕은 뜬공으로 잡은 뒤 이대수를 143km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해 급한 불을 껐다. 김사율은 8회에도 김태균과 최진행을 결정구 직구로 연속 헛스윙 삼진 돌려세우며 위력을 떨쳤다.
김사율은 김경언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1⅓이닝을 탈삼진 3개로 무실점 봉쇄하며 위력을 떨쳤다. 이어진 8회 2사 1루에 나온 마무리 김성배가 9회까지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올리며 4-3 승리를 확정지었다. 올해 최다 블론세이브(5개)로 불안한 롯데 불펜이었지만 이날 만큼은 흠잡을 데 없는 불펜의 힘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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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