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동메달 후유증을 벗어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젊은 피'들의 활약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 중에서도 '동북고 투톱' 정승용(22)과 김현성(24)의 활약은 서울이 추구하는 무공해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FC서울이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6차전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경기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부로 서울은 3승 2무 1패(승점 11)로 조별리그를 마무리했다.

지난 장쑤 순톈과 5차전서 승리를 거두며 3승 1무 1패(승점 10)로 조 1위를 확정짓고 E조에서 가장 먼저 16강 진출이 결정된 서울은 한결 여유로운 마음으로 이날 경기에 임할 수 있었다. 선발 명단에도 정승용 김현성을 비롯, 김남춘 고광민 이상협 등 신예들이 대거 기용됐다. 경기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서울로서는 주전 선수들의 체력을 비축하고 신예들의 실력을 확인하는 좋은 기회가 된 셈이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오랜만에 출전한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줬다. "(김)현성이나 (정)승용이나, 오늘 경기를 통해 힘든 시기를 다 잊을 수 있는 반전의 계기로 삼자고 했다. 또 우리 팀 전체 선수들에게도 홈팬들 앞에서 본인들의 가치, 숨겨져 있던 에너지를 다 끄집어낼 수 있도록 하라고 조언했다"는 최 감독은 '1.5군' 선수들의 기운을 북돋웠고 이들은 감독의 기대대로 펄펄 날았다.
특히 후반 9분과 28분 골을 터뜨린 정승용과 김현성의 활약은 최 감독의 얼굴에 미소를 띄우기에 충분했다. 비록 곧바로 실점이 이어져 경기 결과는 2-2로 끝났지만, 빠른 공격 전개와 날카로운 슈팅으로 팀에 골을 선사한 두 공격자원의 발견은 흐뭇하게 여길만 했다.
최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어릴 적부터 봐왔던 선수들이고 육성팀에서 꾸준히 성장한 선수들이다. 실력이 있다. 오늘 경기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골까지 넣었기 때문에 팀으로서도 상당히 좋은 부분이다"라며 "앞으로 출전기회를 주지 않으면 안될만큼 좋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
특히 김현성의 놀라운 집중력이 인상적이었다고 평가한 최 감독은 "본인이 하고 싶은 경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올림픽 동메달 후유증에서 좀 벗어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미소를 보였다. 홍명보호의 일원으로 2012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딴 후 조용한 시간을 보냈던 김현성이 이날 경기 골맛을 계기로 다시 깨어날 것이라는 믿음이었다.
costball@osen.co.kr
서울월드컵경기장=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