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년 간 이 글러브를 국내무대에서부터 써왔다. 그만큼 익숙한 물건을 쓰며 메이저리그에서도 제 몫을 하고 싶어 하더라”.
낯선 무대에서 함께 하는 익숙한 물건.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연일 호투를 펼치는 데는 숨은 도우미도 있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직행 메이저리거 류현진(26, LA 다저스)은 익숙했던 물품과 함께 하고 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1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3승을 올렸다. 놀라운 것은 탈삼진 능력이다. 6회까지 매 이닝 삼진을 잡아낸 류현진은 종전 자신의 한 경기 최다 삼진 기록(9개)를 뛰어넘어 MLB 진출 이후 첫 한 경기 두 자릿수 삼진을 기록했다.

한 경기 한 경기마다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는 류현진의 숨은 도우미 중 하나는 바로 국내 무대에서부터 쓰던 익숙한 글러브. 에이전트계의 초거성 스캇 보라스와 손잡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류현진은 스포츠용품 업체 한 군데와 단독 계약을 맺지 않고 다각적으로 계약을 맺고 진출했다. 류현진이 쓰던 글러브는 한화 시절부터 쓰던 글러브로 윌슨사에서 공수한 제품이다.
홍승희 윌슨코리아 프로모터는 “동일한 디자인으로 검은색과 파란색 글러브가 류현진에게 전달될 예정이다”라며 파란색 글러브를 보여줬다. 손 입구 부분에 류현진의 투구 모습이 자수로 새겨졌으며 홍 프로모터는 “류현진이 한화 시절부터 꾸준히 썼던 제품이다. 메이저리그 진출 후에도 이 제품을 사용하고 싶어했고 그래서 이 글러브를 미국으로 보내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 광고에서도 착용했다”라고 답했다.
투수로서 타석까지 서는 낯선 MLB 내셔널리그. 그 와중에서도 순조롭게 적응해 나가고 있는 류현진은 보다 익숙한 환경에서 공을 던지기 위해 국내 무대에서 쓰던 글러브를 그대로 사용 중이다.
farinelli@osen.co.kr
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