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들은 큰 박수와 환호로 부상에서 돌아온 한 슈퍼스타의 귀환을 반겼다. 그 박수 소리는 호쾌하게 돌아가는 방망이에 더 커졌다. 큰 기대와 함께 복귀한 핸리 라미레스(30, LA 다저스)가 다저스 타선의 희망으로 자리하고 있다.
메이저리그(MLB)를 대표하는 공격형 유격수로 손꼽히는 라미레스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플로리다 말린스 시절인 2006년 신인왕을 차지했던 라미레스는 세 차례(2008~2010)의 내셔널리그 올스타, 두 차례의 내셔널리그 실버슬러거(2008~2009)를 차지했다. 2009년에는 타율 3할4푼2리로 내셔널리그 타격왕에 오르기도 했다. 타격에 있어서는 믿을 만한 능력의 소유자다.
지난해 중반 트레이드로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라미레스는 다저스에서 뛴 64경기에서 타율 2할7푼1리, 10홈런, 44타점을 기록하며 지난해 초반의 부진에서 조금씩 벗어나는 모습을 선보였다. 올해 엄청난 기대가 몰렸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시즌 전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참여했다가 오른쪽 손가락 부상을 당해 개점휴업했다. 라미레스를 잃은 다저스 타선도 휘청거렸다.

하지만 라미레스가 돌아온 이후 타선의 짜임새가 생기기 시작했다. 당초 예정보다 보름 가까이 빠르게 복귀한 라미레스는 지난달 30일 콜로라도전에서 대타로 들어서며 올 시즌 첫 경기를 가졌다. 사실상 지난 시즌이 끝난 이후 뛴 경기가 없어 실전 감각 저하가 우려됐지만 선발 복귀전이었던 1일 콜로라도 선발 호르헤 데 라 로사로부터 좌월 솔로 홈런을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로 활약했다. 다저스타디움의 팬들을 열광케 한 홈런이었다.
라미레스는 2일 경기에서도 선발 유격수 및 2번 타자로 나서 4타수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공백이 무색할 정도로 방망이의 궤적과 스피드가 모두 경쾌했다. 비록 팀은 졌지만 라미레스의 본격적인 가세라는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던 경기였다.
시즌 초반 다소 답답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 다저스 타선이지만 라미레스가 무게를 잡는다면 좀 더 나아질 여지가 있다. 1일 현재 다저스가 26경기에서 뽑아낸 득점은 단 88점으로 MLB 전체 29위다. 득점권 타율이 낮고 흐름이 곳곳에서 끊기기 일쑤였다. 하지만 중심타선 혹은 상위타선에 포함될 수 있는 라미레스가 활약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다. 맷 켐프가 조금씩 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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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