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분한 류현진, “3승? 특별히 달라진 것 없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02 15: 56

기대 이상의 시즌 초반을 보내고 있지만 류현진(26, LA 다저스)은 들뜨지 않았다. 차분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시즌이라는 마라톤을 벌이고 있는 만큼 자신의 페이스를 지키며 묵묵히 가던 길을 가겠다는 의지다.
류현진은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의 경기 선발 등판해 6이닝 동안 3피안타(1피홈런) 12탈삼진 2실점의 역투로 시즌 3승째를 따냈다. 전날(4월 30일) 2-12로 참패한 팀 분위기를 되살리는 호투라 의미는 더 컸다. 타석에서도 5-1로 앞선 3사 2사 1,2루에서 메이저리그(MLB) 데뷔 후 첫 타점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로써 류현진은 4월 한 달 동안 6번의 선발 등판에서 3승을 쓸어 담았다. MLB라는 거대한 무대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것이다. 심지어 다저스의 선발 로테이션을 지탱하고 있는 모습에 여기저기서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부터가 류현진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는 중이다. 그러나 이렇게 흥분하고 있는 주위에 비해 류현진은 놀랄 만큼의 침착함을 유지하고 있다.

첫 등판부터 정확히 한 달 뒤인 2일 경기 후 만난 류현진은 “(한 달 전과)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며 자체 평가를 내렸다. 가장 중요한 몸 상태에 대해서는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했다. 그러나 “100% 컨디션으로 이해해도 되느냐”라는 취재진에 질문에는 슬며시 미소 지으며 “그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더 좋은 컨디션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답이었다.
류현진은 지금까지 가장 좋았던 부분으로 이닝소화능력과 평균자책점을 손꼽았다. 류현진은 6경기에서 총 37⅔이닝을 던졌다. 다저스 선발투수 중에서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41⅔이닝) 다음의 성적이다. 여기에 6이닝을 못 채운 경기는 한 번도 없었다. 다저스 선발 투수 중 유일한 성과다. 류현진도 이 점에 만족감을 표시하면서 “평균자책점도 3점대로 잘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심리적 혹은 기술적인 부분에서 크게 바뀐 것은 없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일부 지도자들을 중심으로 투구시의 팔 각도와 궤적이 조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커브를 던질 때가 그렇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이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특별히 바뀐 것은 없다”라고 했다. 류현진이 자신의 스타일대로 MLB 무대를 조금씩 깊게 파고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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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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