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가상결혼인가, 아니면 장난스러운 소꿉장난을 보여주겠다는 건가.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 4’(이하 ‘우결4’)가 산으로 가는 기획의도와 제작진의 오판으로 인해 폭넓은 연령대의 시청자들을 끌어들이지 못하고 있다.
'우결4'는 스타들의 가상 결혼생활을 통해 진정한 결혼의 의미를 되새기겠다는 의도로 출발했다. 하지만 이 같은 '우결'의 기획의도는 시즌 4에 들어 심각하게 훼손된 지 오래다. 현재 이 프로그램은 가상 결혼이라기보다는 가상 연애와 가까운 구성을 보이고 있다. 기획의도를 보고 가상 결혼생활을 기대하는 시청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는 것.
이미 시청자들의 '우결4'에 대한 외면은 시간이 지날수록 가속화되고 있다. 안방극장이 더 이상 ‘우결4’에 관심이 없다는 것은 시청률만 보면 명백하게 알 수 있다. '우결4'는 가장 최근 방송인 지난 달 27일 방송에서 시청률 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했다. 새 커플 태민과 손나은이 투입됐지만 시청률은 일주일 전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우결4’의 이같은 시청률 하락은 프로그램 내부적인 오류에서 기인한다.

물론 스타들이 가상 부부라는 설정으로 만나 호흡을 맞춰가는 과정 속에서 결혼생활까지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긴 하다. 하지만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가상 결혼은 이 같은 제약을 감안해도 시청자들을 TV 앞에 끌어들이기에는 무리가 있다. 바로 현실과 거리가 먼 흥미 없는 이야기만 나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능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결혼 생활의 당면과제를 조명하는 것까지는 무리라고 해도 예상 가능한 갈등과 고민을 전혀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게 아쉽다.
이 프로그램이 보여주고 있는 갈등이라고 해봤자 상대방에 대한 단순한 질투일 뿐이다. 시청자들이 함께 심각하게 고민하면서 흥미를 이끌 수 있는 진짜 갈등이 없다. 출연자들은 단순히 알콩달콩하거나 아니면 오랜 만남으로 인해 서로를 이해하는 모습만 보여줄 뿐이다. 그야말로 무난한 구성이다.
첫 사랑 부부라는 콘셉트로 출발한 샤이니 태민과 에이핑크 손나은, 아이돌과 배우의 만남으로 관심을 모았던 2AM 정진운과 고준희, 11년 실제 연인 조정치와 정인 등 흡인력이 강한 출연자들을 모아놓고도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시즌제로 구성되고 있는 ‘우결4’의 전성기가 성격 차이로 박터지게 싸우던 서인영과 크라운제이 출연 당시라는 점을 돌이켜보면 지금의 구성은 엇나가도 한참 엇나갔다.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의 PD는 최근 OSEN에 ‘우결4’의 낮은 관심과 시청률에 대해 “현재 ‘우결4’를 보고 있으면 타깃 시청자층이 10대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티격태격 싸우고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커플이 없고 알콩달콩한 가상 연애만 하고 있으니 폭넓은 시청자층을 만들 수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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