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코치가 웬만한 선수들보다 잘 뛴다".
2일 대전구장. 롯데와 홈경기를 앞둔 한화 덕아웃에는 김응룡 감독이 나타나지 않았다. 전날(1일) 3-4로 아쉽게 역전패한 여파였다. 코치들과 선수들은 묵묵히 훈련에 임하며 경기를 준비했다.
배팅 케이지에서 선수들의 타격 지도한 김성한 수석코치가 훈련을 마칠쯤 취재진을 상대했다. 김성한 수석은 대뜸 "중대 사항이 있다"며 불펜에서 투수들과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는 이대진(39) 투수코치를 불러세웠다.

김성한 수석은 "이대진 코치의 배에 왕자가 있다. 웬만한 선수들보다 장거리 러닝을 더 잘 뛴다. 하프피칭도 150개 정도 던질 수 있다"며 선수 복귀을 암시(?)했다. 김응룡 감독도 시범경기 중 "이대진 코치라도 선수 복귀시키고 싶다"고 농담으로 말한 바 있었기에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손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뛰는 투수다. 지금도 150km는 던질 수 있을 것"이라며 "요즘 선수로 복귀한다는 소문이 들리더라"고 이대진 코치를 슬쩍 떠봤다. 지난해 LG에서 시즌을 마친 뒤 현역에서 은퇴한 이대진 코치이지만 은퇴한지 얼마 안 됐고, 몸 관리도 철저하다.
하지만 이대진 코치는 손사래쳤다. 이 코치는 "소문을 소문일 뿐"이라며 "지금 던지면 50km밖에 안 나올 것 같다"고 선수 복귀설을 일축했다. 김성한 수석이 "사실대로 이야기하라"며 채근했지만, 이 코치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극구 부인한 뒤 라커룸 안으로 들어갔다. 어디까지나 농담일 뿐이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한화의 사정을 알면 웃을 수만은 없다. 한화는 9개팀 중 유일하게 5점대(5.82) 평균자책점으로 리그에서 가장 좋지 못하다. 선발과 구원 가릴 것 없이 투수가 부족하다. 현역 시절 특급 투수로 명성을 떨친 이대진 코치의 선수 복귀설이 나올 만큼 마운드가 여의치 않다. 이대진 코치의 선수 복귀설에서 한화 마운드의 고민이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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