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에서 탑클래스로 클 줄 알았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2010년 넥센 사령탑 시절 내야수 황재균(26)을 롯데로 떠나보낸 바 있다. 당시 넥센 특급 유망주였던 황재균의 갑작스런 롯데 트레이드에 누구보다 아쉬웠던 게 김시진 감독이었다. 하지만 선수 개인에게는 발전의 기회가 될 수 있었다.
2일 대전 한화전을 앞둔 김 감독은 "롯데에서 톱클래스로 클 줄 알았다"며 "황재균은 아주 좋은 조건을 갖췄다. 발도 빠르고 어깨도 좋다. 무엇보다 훈련을 열심히 한다. 황재균 만큼 훈련하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억울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도 황재균은 엑스트라 훈련을 하루도 빼먹지 않았다. 방망이가 아니면 수비 훈련이라고 꼭 했다. 그런데도 이 정도라면 야구를 못 하는 것"이라며 웃은 뒤 "적어도 3할은 쳐야 잘 한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황재균은 올해 22경기에서 77타수 20안타 타율 2할6푼 1홈런 14타점 7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1번타자로 기대를 모았으나 시즌 개막 후 타격 부진으로 김문호에게 자리를 내준 뒤 주로 6~8번 하위 타순에 기용됐다.
하지만 1일 대전 한화전에서 2번 타순에 기용돼 4타수 4안타 1사구 3도루로 맹활약하며 롯데의 승리를 이끌었다. 김시진 감독은 "예전에는 2번타자가 작전수행의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강한 역할이 요구된다. 때로는 홈런도 칠 수 있어야 한다"며 "황재균은 밀어서도 홈런을 칠 수 있는 타자"라는 말로 높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재균은 이날 경기에서도 2번타자 3루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시진 감독은 "황재균은 1루에 출루하면 70% 확률로 도루를 할 수 있다. 때문에 출루가 중요하다. 안타가 아닌 볼넷으로라도 출루할 수 있어야 한다. 자꾸 치려는 마음이 강하면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방망이가 쉽게 나간다"고 지적했다. 김시진 감독은 황재균이 더욱 분발해서 잠재력을 터뜨려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황재균의 잠재력이 터진다면 롯데의 타격과 주루가 확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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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