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해도 너무 무기력하다.
NC의 창단 첫 승을 내준 LG가 이번에는 첫 스윕패의 희생양이 됐다. LG는 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와 주중 3연전 3번째 경기서 1-8로 완패했다. 이로써 LG는 NC에 모든 기록을 선물했는데 NC는 올 시즌 LG와 6번 붙는 동안 창단 첫 승리, 첫 3연전 스윕, 한 경기 최다 득점을 안았다.
경기 내용만 놓고 보면 양 팀 중 어느 팀이 신생팀인지 분간이 안 됐다. LG 타자들은 NC 선발투수 이태양의 완벽에 가까운 커맨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이태양은 9이닝 1불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LG 타자들을 마음대로 처리했다. 최고구속은 138km에 불과했지만 좌우 코너워크가 완벽했고 커브와 결정구 체인지업으로 손쉽게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LG는 단순히 선발투수 대결에서 진 것 뿐이 아닌 수비와 주루에서도 NC에 밀렸다. NC가 단 하나의 에러도 기록하지 않는 동안, LG는 6회말 임정우의 1루 견제 에러로 결정적인 추가점을 내줬다. 주루플레이서도 NC가 히트 앤드 런과 도루로 그라운드를 마음껏 누비는 동안, LG는 1회초 첫 공격부터 이대형의 도루 실패로 고개를 숙였다.
LG는 지난 2년 동안 3연전 스윕패와 동시에 깊은 수렁에 빠지며 하염없이 추락했다.
2011시즌에는 넥센과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을 모두 내준 후 거짓말 같은 내리막을 걸었다. 당해 LG는 8개 구단 중 처음으로 30승 고지를 밟았음에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 치욕스러운 기록을 남겼다.
2012시즌도 비슷했다. 10번의 5할 승률 붕괴를 극복하며 외줄타기를 하던 LG는 6월 22일부터 24일까지 잠실 롯데 3연전을 모두 내주고 6연패를 당했다. 6월 30일과 7월 1일 인천 SK전을 잡았지만 곧바로 7연패에 빠졌고 사실상 시즌을 조기에 종료했다.
이날 경기 전 LG 선수들은 기죽은 듯 조용히 연습에 임했다. 좀처럼 그라운드 위에서 웃는 선수를 보기 힘들었고 대부분 선수들의 얼굴에는 ‘부담’이라는 두 글자가 크게 박혀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2연패가 아닌 20연패 정도에 빠진 것 같았다.
매년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하염없이 추락했던 LG가 이번에도 일찍이 똑같은 모습을 반복할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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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