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 무대에 갓 데뷔한 선수가 한 달 동안 3승을 거뒀다. 그 자체만으로도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런데 뜯어보면 더 대단했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이 팀 선발진에서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이제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류현진은 4월 한 달 동안 6차례 선발 등판했다. 그 6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37⅔이닝을 던지며 삼진은 무려 46개를 잡았다. 류현진 자신도 이런 4월 성적에 대해 “몸 상태에 특별한 문제도 없고 잘 되고 있는 것 같다”라고 비교적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렸다.
성적은 리그 전체를 놓고 봐도 대부분 상위권이다. 2일(이하 한국시간) 현재 3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내셔널리그에서 류현진을 포함해 19명에 불과하다. 다저스에서는 클레이튼 커쇼(3승)와 함께 공동 선두다. 그러나 류현진이 주목한 부분은 3승이 아니었다. 바로 이닝소화능력과 평균자책점이었다. 류현진은 “이닝을 꾸준히 던졌고 평균자책점도 3점대로 잘 가고 있다”고 말했다. 승리는 이러한 과정 속에서 따라오고 있다는 의미다.

실제 류현진의 등판 일지를 보면 꾸준함이 빛나고 있다. 류현진은 4월 6경기에서 모두 6이닝 이상을 던졌다. 다저스 선발 투수 중 류현진만이 가지고 있는 기록이다. 이런 꾸준함 속에 이닝소화능력도 합격점을 받았다. 류현진이 소화한 37⅔이닝은 내셔널리그 전체를 따져도 공동 11위에 해당되는 수준급 성적이다. 팀에서는 커쇼(41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한편 류현진은 6경기 중 21일 볼티모어전을 제외한 나머지 5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에이스인 커쇼(4회)를 뛰어 넘는 팀 내 최다 기록이다. 선발투수가 해야 할 몫을 충실히, 그리고 꾸준하게 수행하고 있다는 의미다. 3.35의 평균자책점도 팀 내 선발투수 중 커쇼(1.73)에 이어 2위다. 류현진 스스로의 평가는 결코 과대포장이 아닌 현실 그 자체다.
이런 호성적에 류현진에 대한 시선도 많이 바뀌고 있다. 당초 다저스 팬 커뮤니티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선수에게 6000만 달러 이상의 금액을 투자한 것이 모험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는 그런 목소리가 쏙 들어갔다. 점차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기도 하다. 류현진이 등판할 때마다 다저스타디움의 관중들은 “류~”를 외치며 격려하고 있다. 이렇게 성공적인 4월을 보낸 류현진은 오는 6일 샌프란시스코를 상대로 시즌 4승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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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앤젤레스=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