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천적인 류현진, 문화 적응도 ‘OK’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5.03 06: 19

메이저리그(MLB)는 거대한 조직이자 그 자체가 하나의 문화다. 기량만 좋다고 해서 금세 적응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 현지 적응을 중요시 여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류현진(26, LA 다저스)도 그 과정을 충실히 밟으며 롱런의 기틀을 다지고 있다.
류현진은 그간 MLB 무대에서 뛰었던 한국 선수와는 약간 다른 배경을 가지고 있다. 한국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한 역사상 첫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MLB에서 뛰었던 한국 선수들은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마이너리그 생활을 경험한 뒤 메이저리거가 된 경우가 많았다. 혹은 일본에서 한 번 외국 생활을 경험해 본 선수들이었다.
그러나 류현진은 이런 사전 절차가 생략된 케이스다. 적응에 필요한 시간이 짧았다. 때문에 현지 적응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기우였다. 류현진 특유의 낙천적인 성격과 MLB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더해져 현재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동료들과의 교류 폭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 4월 한 달 동안의 호성적도 이러한 배경 없이는 설명하기 어렵다.

류현진 스스로도 문화 적응에 대해서는 큰 문제가 없다는 생각이다. 류현진은 “문화적인 부분은 천천히 알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적인 대답이기도 하다. 처음부터 미국과 MLB에 대해 모든 것을 아는 건 불가능하다. 오히려 과욕을 부리다 탈이 날 수도 있다. 부딪히는 현실에서 배움을 얻으며 머릿속에 넣어두면 그만이다. 급하게 생각하지 않겠다는 것이 류현진의 생각이다.
한편 MLB 성공을 위한 필수조건으로 손꼽히는 영어 실력도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다저스의 주전 포수인 A.J 엘리스는 “야구는 만국 공통어이기 때문에 영어가 짧다고 해서 의사소통에 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류현진의 영어가 매일 발전하고 있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 이야기를 들은 류현진은 쑥스러운 듯 웃으며 “말하는 것, 그리고 주위에서 하는 말을 잘 들으면서 영어가 느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위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류현진의 영어 실력 향상에는 스스로의 노력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는 평가다. 비록 아직은 완벽하지 않지만 이런 노력이 계속된다면 조만간 마운드에 이어 문화 적응에서도 합격점을 받는 류현진의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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