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는 어떻게 깜깜한 예능 흑역사를 끝냈을까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5.03 10: 01

이른바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대세다. 지난 해 노조의 파업으로 지상파 3사 시청률 3위까지 곤두박질쳤던 MBC가 관찰 예능프로그램으로 지상파 3사 주간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그야말로 잔잔하면서도 재미를 선사하는 관찰 예능프로그램으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는 셈이다.
관찰 예능프로그램은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다큐멘터리 촬영 기법을 도입한 형태.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진화된 형태로 각광받고 있다. 관찰 예능프로그램은 제작진이 큰 틀을 만들면, 출연진이 다큐멘터리 촬영에 임하듯 가감 없이 속내를 털어놓고 돌발상황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재미를 만들어낸다.
MBC의 대표적인 관찰 예능프로그램은 스타들의 적나라한 독거생활기를 다룬 ‘나 혼자 산다’. 이 프로그램은 혼자 사는 남자들의 고민과 다양한 생활방식을 있는 그대로 전하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억지로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하지 않기 때문에 매회 재미의 강도 차이는 있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완성되면서 웃음을 안정적으로 형성하고 있다.

수년간 시청률 침체에 빠졌던 ‘일밤’은 대표적인 두 코너를 아예 관찰 예능프로그램으로 내놓고 있다. 바로 입대한 스타들의 군 생활 적응기를 담는 ‘진짜 사나이’와 스타아빠와 자녀들의 오지체험기를 그리는 ‘아빠 어디가’다. 두 프로그램 모두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제작진이 관찰자 입장으로 돌아간 관찰 예능프로그램이다.
‘나 혼자 산다’, ‘진짜 사나이’, ‘아빠 어디가’는 진정성 넘치는 이야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나 혼자 산다’는 KBS 2TV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2’로 인해 예능프로그램 무덤으로 불렸던 금요일 오후 11시대에서 시청률 7~8%대를 기록하며 선전하고 있다. 특히 지난 달 26일 방송이 싸이 콘서트 중계방송으로 결방되면서 시청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는 후폭풍을 겪는 등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10% 중반대의 시청률을 기록 중인 ‘아빠 어디가’는 KBS 2TV ‘해피선데이-맘마미아’, SBS ‘일요일이 좋다-맨발의 친구들’을 제치고 1위를 하고 있다. ‘진짜 사나이’는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을 위협하며 두자릿수 시청률을 넘보고 있다.
MBC는 관찰 예능프로그램의 인기에 힘입어 시청률 흑역사를 끝냈다. 현재 MBC는 KBS, SBS를 제치고 지상파 3사 주간시청률 1위를 달리고 있다.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재미와 함께 시청률을 모두 사로잡은 것은 전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유발하기 때문.
자극적인 상황 설정이 없는 청정 예능프로그램이기에 재미와 함께 공감대를 형성하며, 동시에 가족들이 한데 모여 시청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보통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스타들의 이야기는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짠한 웃음을 만들어낸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거기서 거기라는 것을 보여주며 고개를 끄덕이게 하는 즐거움이 있는 것.
한 지상파 예능프로그램 PD는 최근 OSEN에 “관찰 예능프로그램은 특별한 구성이 없기 때문에 꾸준히 재미를 만들고 선풍적인 인기를 누리는데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시청자들이 자극적인 웃음보다는 관찰 예능프로그램이 만드는 공감과 재미를 선호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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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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