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대타 부재가 심각하다.
한화는 지난 1~2일 대전 롯데전에서 연이틀 3-4로 패했다. 2경기 모두 1점차 패배였는데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특히 2경기에서 5차례 대타 카드를 꺼냈는데 정범모의 볼넷을 제외하면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찬스에서 득점으로 연결하는데 실패했다.
이로써 한화는 올해 대타 성적이 27타수 1안타로 타율이 3푼7리까지 떨어졌다. 볼넷 4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를 포함해도 대타 성공률은 1할8푼8리로 2할에 미치지 못한다. 찬스에서 흐름을 바꿔줄 강력한 대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승부처에서 벤치의 판단이 쉽지 않아졌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대타감이 없어 죽겠다"고 토로했다. 올해 한화는 총 13명의 대타 카드를 썼지만 김경언이 친 안타와 타점이 유일한 기록으로 성공률 자체가 크게 떨어진다. 대타 카드로 흐름을 바꿀 만한 힘이 떨어지고, 박빙의 승부에서 상대를 압박하지 못한 채 고전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김응룡 감독의 말대로 한화의 대타감은 많지 않다. 이 때문에 더욱 아쉬운 존재들이 바로 팀을 떠난 베테랑들이다. 대타 역할은 주로 경험 많은 베테랑들이 맡는다. 승부처에서 떨지 않고 확실한 노림수를 가져갈 수 있는 경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한화에는 그런 타자가 없다.
원래 없었던 건 아니다. 지난해에는 장성호가 대타로 나와 11타수 3안타 3볼넷을 기록했다. 타율은 높지 않았지만 2루타 2개 포함 7타점을 올리는 등 찬스에 강한 모습으로 승부처에서 대단한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그는 포지션 중복과 투수력 보강을 이유로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장성호 뿐만이 아니다. 2010~2011년 타격에서 쏠쏠한 활약을 한 내야수 정원석도 시즌을 마친 뒤 부상을 이유로 방출돼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이에 앞서 이도형도 2010년 시즌 후 FA를 신청했으나 어느 팀과도 계약을 맺지 못한 채 강제 은퇴했다. 모두 많은 나이와 부상 등을 이유로 팀을 떠났지만 적어도 대타로는 존재감있는 타자들이었다. 여기에 베테랑 강동우가 발가락 부상으로 전열에서 빠졌다. 지난해 대타 타율 3할3푼3리의 포수 신경현도 세대교체의 물결에 밀려 사실상 전력 외로 분류돼 있다.
리빌딩을 하고 있는 한화는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려고 했다. 그러나 지금 현재의 한화는 1승에 목말라 있고, 선발 라인업에서 30대 선수들이 다수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베테랑이 더 필요한 건 대타감이다. 어느샌가 사라져버린 대타감의 부재에 한화의 아쉬움만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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