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봉중근’ LG, 꼬였지만 반전 가능하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5.03 14: 19

LG 수호신 봉중근이 일주일째 나오지 못하고 있다. 부상 때문이 아니다. 지난 4월 27일 잠실 롯데전부터 2일 창원 NC전까지 5경기 동안 마무리투수가 나올 상황 자체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원인은 타선 침묵이다. LG는 이 기간 팀 타율 2할1푼2리 팀 OPS .571를 올렸다. 득점권 팀 타율은 1할9푼4리로 더 처참했다.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고 타자들이 집단 부진에 빠졌다. LG 김기태 감독은 1일부터 이대형을 1번 타자로 올리고 리드오프 오지환을 2번 타순에 배치하며 변화에 임했지만 효과는 나오지 않고 있다.
점수를 뽑지 못하니 경기 운영 자체가 어긋났다. 4월 27일 경기에선 선발투수 임찬규가 4⅔이닝 2실점을 기록한 후 마운드에 오른 신재웅이 9회까지 무실점했지만 타선은 연달아 기회를 무산시키며 1점만 올렸다. 4월 28일 경기는 문제될 게 없었다. 신정락을 비롯해 불펜 필승조가 롯데 타선을 압도하며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타선도 경기 초반부터 꾸준히 1점씩 뽑아 경기 흐름을 가져갔다.

진짜 깊은 수렁에 빠진 것은 창원 NC 주중 3연전이었다. 첫 경기부터 NC 외인 투수 아담 윌크에게 정의윤의 솔로포 하나로 근근이 1점만 올렸다. 1일 2차전 3회초 상대 중견수의 실책성 플레이로 행운의 역전타가 나왔지만 NC 신예투수들의 패기에 밀려 화력대결서 패했다. 2일 3차전은 단체로 패닉이라도 빠진 듯, 올 시즌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나오고 있는 3년차 이태양에게 안타 하나 삼진 7개로 1점도 뽑지 못하고 침묵했다.
선발투수가 퀄리티스타트 혹은 이에 준하는 기록을 올려도 타자들이 상대 선발투수를 더 돋보이게 했다. 그러면서 봉중근은 창원의 찬바람만 맛보고 서울로 올라왔다. 시즌 전 목표로 구원왕 자리를 노리며 30세이브 이상을 바라봤지만 이대로라면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
물론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기 마련이다. 바닥을 찍으면 결국에는 다시 올라가게 되어있다. 두 이병규와 윤요섭 최동수 등 2군서 1군 합류를 준비하는 복귀 전력도 있다. 마운드가 연패에도 동요하지 않고 꾸준함을 유지하면 타격도 상승세를 맞이하고 팀 전체도 정성적으로 돌아갈 수 있다.
LG는 2012시즌 6월 19일부터 21일 한화와 주중 3연전 첫 두 경기에서 타격 사이클이 바닥을 찍으며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당시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3연승을 노렸지만 첫 두 경기서 2점만을 뽑으며 고개를 숙였다. 3연전 세 번째 경기서 11-2 대승을 거뒀으나 다음 경기서 봉중근이 부상 아닌 부상으로 이탈하며 마운드가 붕괴됐다. 결국 LG는 6연패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LG 마운드는 2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3.92로 리그 3위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불펜진은 3.55로 여전히 리그 2위다. 1점차 패배가 9개 구단 중 가장 많지만 불론 세이브에 의한 경기 후반 역전패는 단 한차례 밖에 없다. 그만큼 불펜진은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다. 아직 100경기가 넘게 남았다. 창원 3연패의 무거운 그림자만 벗어나면 반격의 기회는 반드시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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