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세게 운 없는' 김민수, FA 대박 터트릴까?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3.05.03 17: 11

‘이보다 더 운이 없을 순 없다.’
서울 SK의 포워드 김민수(31)가 이번엔 대박을 터트릴까?
한국프로농구연맹(KBL)은 지난달 30일 자유계약신분(FA)을 얻은 28명의 국내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그 중 파워포워드 포지션에서 최대어는 단연 김민수다. 몸싸움을 기피하는 겁쟁이에서 마당쇠로 거듭난 그는 SK의 정규리그 최다승에 숨은 공로자였다.

문경은 감독은 반드시 김민수를 잡겠다는 계산이다. 그는 “잡아야 한다. 김민수는 내가 선수시절부터 지켜봐서 누구보다 장단점을 잘 안다. SK에서 처음 1라운드 2순위로 뽑은 SK맨이다. 동료들과 호흡도 좋고 운동능력도 좋다. 정신력만 해주면 더 강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김민수의 FA 대박은 쉽지 않다. 지난 시즌 그는 보수 2억 3000만 원(연봉 1억 7500만 원+인센티브 5500만 원)을 받아 이 부문 랭킹 공동 24위에 올랐다. 따라서 다른 팀에서 김민수를 데려가려면 보상선수 한 명+1억 1500만 원 또는 4억 6000만 원을 내줘야 한다. 이를 감당할 수 있는 구단은 얼마 되지 않는다.
보수순위 32위인 동료 김동우는 2억 원을 받았다. 보수순위 30위를 벗어나는 FA선수는 보상조건이 없다. 구단 입장에선 부담없이 고액연봉을 제시할 수 있어 선수연봉의 인상 폭이 훨씬 커진다. 김민수는 3000만 원을 더 받았다는 이유로 ‘FA대박’이란 절호의 기회를 놓친 것이다.
김민수는 신인시절부터 억세게 운이 없었다. 2008년 드래프트 전체 2순위인 그는 평균 14.3점, 5리바운드로 하승진(10.4점, 8.2리바운드)을 능가하는 활약을 펼쳤다. 그런데 하승진은 신인왕과 챔프전 우승을 독식했다. 신인시절 김민수와 하승진은 똑같이 1억 원을 받았다. 그런데 2년차 때 하승진이 2억 8000만 원을 받을 때 김민수는 1억 5500만 원에 사인했다.
이후에도 김민수는 방성윤, 주희정, 김효범 등 몸값 4~5억 원이 넘는 동료들에게 치이고 치였다. 샐러리캡은 한정되어 있기에 김민수의 연봉은 항상 기대에 못 미쳤다.
불행은 또 있다. 김민수는 아버지가 아르헨티나 사람이다. 어머니의 나라에서 농구를 하기 위해 한국국적을 회복했고, 경희대에 입학했다. 최부영 감독의 스파르타식 조련을 4년간 이겨가며 남들과 똑같이 국내선수 신인드래프트에 나왔다. 국가대표팀에서 시원한 덩크슛을 꽂으며 차세대 에이스로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그런데 연봉대우는 ‘해외동포’ 김효범에 미치지 못했다. 다른 팀 선수들은 그를 ‘외국선수’로 취급했다. 오히려 나중에 데뷔한 전태풍, 이승준 등은 ‘귀화혼혈선수’라는 이유로 각종 제도적 특혜를 얻었다. 귀화혼혈선수는 3시즌을 채우면 FA자격을 얻고 따로 보상조건도 없다. 하지만 김민수는 5시즌을 꽉 채워 이제 겨우 FA로 나왔다.
문경은 감독도 김민수에게 미안함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문 감독은 “김민수는 항상 2인자 3인자로 밀려서 연봉을 조금 받았지만 욕은 같이 먹었다. 연봉 상한선도 없어졌기 때문에 이번에 기대가 클 것”이라며 이해했다.
현실적으로 SK는 김민수에게 많은 연봉을 줄 수 없다. 정규리그를 제패했기에 다들 연봉인상이 불가피하다. 문경은 감독은 “샐러리캡 때문에 문태종을 잡을 수 없었다”고 인정했다. 김민수가 SK와 재계약을 맺지 않고 시장에 나온다 해도 보상조건에 걸려 ‘대박’을 친다는 보장은 없다. 물론 사인&트레이드라는 최후의 수단이 있긴 하다.
문경은 감독은 “FA는 선수로서 5년 만에 오는 자기 권리다. 연봉이 오를 기회도 있다. 하지만 여러 가지 면에서 잘 생각해서 결정해야 한다. 연봉보다 자기 실력으로 보탬이 될 수 있는 팀을 골라야 한다”며 감독 이전에 선배로서 따뜻한 조언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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