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만에 지상파 음악순위 프로그램 1위 ‘기염’
세월·세대·집계방식 모두 뛰어넘어 정상 차지
80~90년대 지상파 1위 기록곡만 20곡 안팎

‘가왕’ 조용필(63)이 자신의 신곡 ‘바운스(Bounce)’로 지상파 음악순위 프로그램인 ‘뮤직뱅크’ 1위를 차지했다. 이는 1990년 MBC ‘쇼네트워크’에서 ‘추억속의 재회’로 정상을 차지한지 무려 23년 만에 일궈낸 쾌거다.
조용필은 3일 방송된 KBS 2TV ‘뮤직뱅크’에서 1위 호보에 오른 로이킴을 제치고 1위를 거머쥐었다. 생방송 무대는 지난 23일 열렸던 조용필 쇼케이스 무대 녹화영상으로 대체됐다. 하지만 1위 발표 후 조용필은 준비된 영상을 통해 “좋은 후배들도 많은데..잘 믿어지지 않는다. 멜로디가 쉽고 담백한 맛 때문에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 정말 고맙다”라는 말로 23년 만에 다시 찾은 지상파 순위프로그램 1위에 대한 감격을 전했다.
조용필은 지난 1971년 3인조 그룹 김트리오로 활동하던 무렵 선데이컵 팝 그룹 경연대회 최우수가수왕상을 시작으로 솔로 전향 후 10대 가수상 등 매해 크고 작은 가요상을 휩쓸며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더불어 1980~90년대 지상파 가요 순위 프로그램인 ‘가요톱텐’, ‘쇼네트워크’ 등에서 ‘촛불’(1981), ‘미워 미워 미워’(1981)를 시작으로 ‘못찾겠다 꾀꼬리’(1982), ‘비련’(1983), ‘허공’(1986), ‘서울 서울 서울’(1988), ‘큐(Q)’(1989), 그리고 ‘추억속의 재회’(1990)까지 약 10년간 20곡 안팎의 곡들로 1위의 영예를 안았다.

그의 기록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10년 만의 새 앨범인 19집 ‘헬로(HELLO)’의 선공개곡 ‘바운스’로 23년 만에 지상파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기 때문. 이는 단순 수치상의 문제를 떠나 올해로 63세를 맞이한 최고령 1위 가수라는 점, 20여 년을 훌쩍 뛰어넘는 세월 동안 순위 프로그램이 수 없이 교체·변화됐고, 1위 집계방식 또한 음원점수가 포함되는 등 급변했던 상황에서 얻어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또한 조용필은 가요계에서 ‘불가능’이라 여겨졌던 세대통합을 이뤄내며 가요계 역사를 새로 썼다. 기존 중장년 팬층을 안고 가는 것은 물론, 10대와 20대를 대변하는 빅뱅 지드래곤, 태양, 카라 강지영, 박규리, 샤이니 종현, 소녀시대 태연, 슈퍼주니어 려욱 등 인기 아이돌 그룹 멤버들도 앞다퉈 공감을 표하며 존경심을 전했다.
조용필의 컴백은 침체된 음반시장도 일순 부활시켜, 앨범발매 당일 오프라인 판매점엔 앨범을 구매하기 위해 사람들이 줄을 길게 늘어서 인산인해를 이루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현재 19집 ‘헬로’는 10만장 판매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는 상태. 앞서 조용필은 1994년 대한민국 ‘최초 음반 판매량 1000만장’ 기록도 보유 중이다.
최근 가요계 유통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음원 사이트에서의 활약도 도드라졌다. 조용필은 선공개곡 ‘바운스’와 앨범 타이틀곡 ‘헬로’를 비롯해 전곡이 음원차트 상위권을 차지하는 이른바 ‘줄 세우기’ 현상을 선보여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선공개곡 ‘바운스’와 타이틀곡 ‘헬로’는 발매 2주일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차트 상위권에 머무르며 꾸준한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한편 조용필은 앨범 발매 후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내 체조경기장에서 시작해 상반기에만 대전, 의정부, 진주, 대구 등에서 전국투어 콘서트에 돌입할 계획으로 현재 공연 준비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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