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외야수 이양기(32)가 개구리 타법으로 팀 승리를 견인했다.
이양기는 3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 홈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4타수 3안타 3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팀의 5-1 승리를 이끌었다. 한화가 기록한 득점이 5점이었는데 이양기 홀로 3타점을 올리며 강한 존재감을 보였다.
SK 외국인 좌완 조조 레이예스를 맞아 선발 라인업 이름을 올린 이양기는 1-0으로 리드한 1회 2사 1·2루에서 레이예스의 2구째 148km 직구를 밀어쳐 우익수 앞 안타로 2루 주자를 불러들였다. 시즌 첫 타점을 올리며 예사롭지 않은 타격감을 보였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 이날 경기의 백미 '개구리 타법'을 선보였다. 선두타자 오선진의 볼넷으로 잡은 무사 1루. 한화 벤치는 치고 달리기 작전을 걸었다. 1루 주자 오선진이 스타트 끊은 가운데 레이예스의 초구 직구가 바깥쪽 높은 코스로 들어왔다.
포수 조인성도 일어설 만큼 높은 코스였다. 하지만 작전이 걸린 상황. 이양기는 갑자기 점프를 했다. 배트를 힘껏 잡고 공을 맞혔고, 타구는 우익수 앞으로 날카롭게 빠져나갔다. 그 사이 오선진이 3루까지 진루하며 무사 1·3루의 찬스가 만들어졌다.
1982년 서울 세계야구선수권대회 일본과 결승전 김재박의 개구리 번트를 연상시키는 '개구리 타법'이었다. 그만큼 작전 수행을 위해 강한 집중력을 보였다. 이양기의 개구리 타법 안타는 찬스로 이어졌고, 3-0으로 달아나는 추가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여세를 몰아 이양기는 7회 무사 2·3루에서 임경완의 잘 떨어진 체인지업을 결대로 밀어쳐 다시 한 번 우측으로 빠지는 적시타로 연결시켰다. 2~3루 주자 모두 홈으로 불러들이며 스코어를 5-1로 벌리는 쐐기타였다. 3안타 3타점으로 만점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이양기는 "히트앤런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주자를 진루시켜야 했다. 그라운드에 땅볼을 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정말 운 좋게 안타가 됐다. 야구를 하면서 그런 안타는 처음이었다"며 스스로도 개구리 타법 안타에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waw@osen.co.kr
대전=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